여행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부족한 점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예전 우리 사회는 장애인에 대해 인색했던 시기가 있었다. 나는 여행을 즐겨하는 사람으로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되기 전 우리나라와 해외의 호텔 및 항공 서비스를 비교해보고 싶다.
우리나라는 공항에서부터 장애인 차별이 있었다. 다리가 불편해 서 있는 것이 힘들고 어려운데도,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줄을 서서 비행기 표를 받아야 했다. 지금은 셀프 체크인이 가능하지만, 예전에는 그런 시스템이 없었다.
반면 해외 항공사에서는 어떨까? 장애인이 다리가 불편해 오래 서 있을 수 없다면, 항공사 직원들이 배려해서 비행기 표를 원활하게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물론 우리나라도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예전에는 그런 배려가 부족했다.
호텔 서비스에서도 차이가 확연했다. 우리나라 호텔에서는 VIP 회원이나 특별한 관계가 아닌 이상, 일반 고객들은 직접 짐을 들고 객실까지 가는 것이 당연했다. 물론 예전에는 장애인이 호텔을 이용하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지금은 경제력이 있거나 여행이 가능한 장애인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우리나라 호텔은 여전히 그런 짐을 직원이 들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해외 호텔에서는 체크인할 때 들어가면 호텔 직원이 자연스럽게 객실까지 짐을 들어주었다. 특히 장애인이라면 더욱 신경 써서 짐을 들어주었다.
이는 현재 일어난 일이 아니다. 15년 전에도 해외 호텔에서는 그런 서비스가 당연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고 하면서도, 이런 서비스 부분에서는 아직도 아쉬운 점이 많다.
항공 서비스 같은 대외적인 부분은 좋아졌을지 몰라도, 내수에서 해야 할 서비스에 대해서는 아직도 좋은 기억이 많지 않다. 해외 서비스는 잘하는지 몰라도 정작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 있는 모든 호텔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내가 직접 경험해 본 바로는 그런 좋은 서비스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는 단순히 서비스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을 대하는 기본적인 시각과 철학의 차이다. 장애인을 '특별히 도와줘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배려받아야 할 고객'으로 인식하는 차이인 것이다.
우리는 언제든 차별과 인권 문제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사람이 있는 한 이런 문제는 계속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우리가 꿈꾸는 사회, 차별이 없는 사회로 조금씩 다가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법과 제도의 개선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 변화다. 장애인을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하고, 그들의 불편함을 자연스럽게 배려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다행히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다. 공항에서의 장애인 배려 서비스도 늘어났고, 호텔들도 점차 장애인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진정한 선진국은 경제적 발전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인권 의식이 성숙한 나라다. 우리도 그런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계속 노력해야 한다.
여행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서 사회를 바라보는 창이기도 하다. 여행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부족한 점을 발견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의 의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