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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o Oct 26. 2024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성장을 추구하고 계속 나아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고 성과를 내고 싶어 많은 책을 찾아보고 강의를 듣고, 구글링,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며 많은 인풋을 나에게 넣는다.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 상황에 적합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의도한 대로 흘러가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하면 현실과 차이가 크고, 반대로 너무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아무런 변화가 없다.


이런 경험을 반복하면서 힘이 빠지고 새로운 학습에 대한 회의감이 가끔 든다. 그러다가 어느 날 '내가 안다고 해서 진짜 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깨달았다.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요즘 정보를 얻기는 쉽다. 각 종 서적, 구글링, 유튜브, 거기에 생성형 AI까지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다. 내가 원하는 정보는 어디서든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진짜 내 것으로 소화할 수 있을까? 계속해서 인풋을 넣는다고 해결할 수 있을까?


물론 충분한 학습과 정보가 필요하다. 그래야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다. 학습하고 아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아는 것에 경험이 가미되어 할 수 있는 것이 되어야만 진정한 '실력'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는 사람들은 많다. 본인만의 논리와 생각은 다 있다. 그리고 들으면 다 맞는 이야기고 될 것 같다. 그런데 정말 내가 경험을 통해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경험하기도 전에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보고 '이게 맞아' , '저것은 틀렸어'라고 결정짓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30대 중반이다. 우리 사업을 많이 도와주시는 50대 어른이 계신다. 20대부터 40대까지 여러 직장을 다니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내신 분이다. 매번 허를 찌르는 질문과 피드백으로 한 번씩은 짜증날정도로 날카롭다. 그렇지만 그분을 만나는 자리는 설렌다. 새로운 배움이 있기에.


그분을 통해 가장 큰 배움은 '경험'의 가치다.

고민을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면 자주 하시는 말이 있다. '네 나이에 그 정도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거야. 너무 앞서 가려하지 마. 그냥 해' 처음에는 나이에 대한 이야기에 조금은 불쾌했는데, 혼자 깊게 고민해 보니 '나이'가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알려하고 이해하고 판단하려 하니 고민만 깊어지는 것이다. 좋은 고민을 하는 것은 좋지만 경험하지 못한 것을 인정하고, 실패하더라도 행동하는 것이 가장 빠르게 아는 방법이었다. 이 깨달음을 주기 위해 그분은 나에게 반복적으로 이 이야기를 하셨던 것이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


그런데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람인 것 같다.

비즈니스도 물론 실패하는 것보다 성공하는 것이 좋지만 이번에 실패한 것에 대해 다시 피드백하며 또다시 도전하면서 성공을 쌓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구성원들에 대한 것은 조심스럽다. 사람이기에 내가 했던 말과 행동, 정책 등이 몇 차례는 실패로 받아들여지지만, 누적되고 학습된다면 동기부여가 떨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의 소중한 젊고 빛나는 삶의 순간을 나와 함께하고 있다. 그리고 가정이 있는 구성원들도 있다. 우리의 비즈니스를 통해 밥을 먹고, 아이가 크고, 행복한 일상을 보낸다. 그 사람들의 인생을 책임진다는 것은 과한 책임이고 또 그럴 자격도 없다. 다만 나와 함께 하는 이 시간에 대해선 최소한의 책임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가끔은 충분한 경험과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은 리더임에 미안함과 아쉬운 감정을 느낀다.




나는 스포츠를 좋아한다. 스포츠는 선수와 감독, 프런트 등 여러 이해관계가 잘 어우러졌을 때 최고의 결과가 나온다. 스타선수가 있으면 허슬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누군가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어 성과를 내지만 누군가는 서번트 리더십으로 성과를 낸다.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나 다운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좋은 성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아직 나는 '할 수 있는 것'이 부족한 리더이다. 그렇기에 아는 것과 경험을 넓히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런 날이 올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할 수 있는 것이 늘어나 여유가 있는 리더가 되고 싶다. 그래서 우리 팀이 일에 몰입하여 성과내고 그 성과에 행복하고 즐거워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


자신의 군생활이 가장 힘든 이유가 남의 군생활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하더라. 각자의 삶은 다 다를 것이고 경험하고 학습하는 것도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 것도 다 다를 것이다. 나라서 할 수 있는 것, 아니 나답게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 이 사회에 내가 공헌하며 삶의 가치를 느끼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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