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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o Oct 28. 2024

고객이 왜 우리를 구매해야 할까?


고객이 왜 우리를 구매해야 할까?

나에게 그리고 우리 구성원분들에게 종종 묻는 질문이다. 꼭 우리여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 우리만이 주는 차별적 가치가 있는가?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변이 나오지 않을 때, 가슴이 철렁한다.


고객은 똑똑하다. 우리보다 우리의 문제를 빨리 알아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말해주는 고객은 너무 감사한 고객이다. 보통은 말없이 떠나간다. 고객이 우리를 이용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면 여지없이 다른 곳으로 향한다. 음식점을 예로 들어보자. 우리나라는 음식점이 골목마다 있고 선택할 수 있는 맛집이 많다. 그럼에도 두 번, 세 번 방문하고 지인이나 가족들을 데리고 가는 음식점은 정말 마음에 든 음식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굳이 다시 가지 않는다. 새로운 선택지가 많기 때문이다.


재구매 고객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모두가 동의하는 이야기다. 신규 고객을 얻는 비용보다 재구매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훨씬 더 비용 효용성이 좋기 때문이다. 나 또한 동의한다. 그렇지만 비즈니스에 따라 다른 것 같다. 고객이 재구매의 주기가 길 수밖에 없는 비즈니스는 재구매 유치도 중요하지만 신규 고객을 지속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우리 또한 비슷한 고민을 하였는데, 데이터를 들여다보니 고객들이 평균적으로 연간 2회 정도 구매를 한다. 라포가 높은 고객들 대상의 인터뷰 결과도 비슷했다. 처음에는 이 구매주기를 당겨 연간 횟수를 늘리려고 노력하였다. 고객이 다시 우리 서비스를 이용할 이유를 만들고자 다양한 시도를 했다. 우리의 전술이 잘못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는 통하지 않았다. B2B고객의 특성상 담당자의 의지만으로 구매할 수가 없다. 명확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또한 고객들이 우리 서비스를 바라보고 우리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분야가 있는데, 그것을 벗어난 서비스로 고객들의 구매 이유를 만드려 하니 소구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본질에 집중하여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1. < 신규로 이용해보고 싶어 서칭 하는 고객들이 우리 브랜드는 꼭 인지하게 하자. > B2B고객은 하나의 업체만 보고 결정하지 않는다. 여러 곳을 비교 분석한다. 또한 괜찮은 업체에 대한 정보는 다방면으로 수집한다. 홈페이지, 후기, 보도자료, SNS 등 최대한 괜찮은 곳인지 정보를 모은다.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우리 세일즈 담당자분들에게 항상 이야기한다. 만약 제가 여러분들에게 세일즈 SaaS프로그램을 도입하자고 제안한다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어떤 내용을 저한테 업무 진행 상황을 공유하시겠습니까? 여기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2. < 긴급한 재구매 고객의 요청이 신규 고객보다 먼저다. > 데이터가 이야기한다. 재구매 고객의 전환율과 신규 고객의 전환율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리고 재구매 고객은 또다시 재구매할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B2B이기에 담당자 그리고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 압도적인 다른 서비스가 나오지 않으면 우리를 찾는다. 또한 긴급한 상황에 우리가 도와준다면 그 고객들은 우리의 팬이 된다.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다.


3. < 고객의 고객을 고려하자. > 대부분 우리 담당자분들과 소통하는 고객 대다수는 30대이고 대리 혹은 과장이다. 우리 고객의 고객은 두 분류다. 보고를 올려야 하는 상급자(차 부장 혹은 그 이상), 그리고 고객이 우리를 선택했을 때, 푸드트럭 서비스를 직접 수혜 받는 사람들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고객인 30대 대리님께서 사내에서 칭찬받을 수 있을지 집중한다. 그것은 고객의 상급자, 그리고 동료들의 인정이다. 그래서 VIP고객들에겐 그들이 요청하지 않아도 사진 작가님을 섭외하여 고퀄리티의 현장 사진을 찍어 선물로 보내준다. 또한 대규모 전국 투어 프로젝트를 요청하는 고객에겐 가급적 영상 제작 서비스를 업셀링한다. 예산의 문제가 있는 경우 최대한 원가에 맞추어 진행해드리거나 그래도 불가능할 경우 상황에 따라 무료로도 제공해 드린다. 이유는 한 가지다. 우리 고객들을 빛나게 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우리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A대기업의 대리님은 대표님까지 영상이 보고가 되었다. 그 영상은 사내에 확산되었고, 대표님은 전국 협력사에게 감사 전화를 수십 통을 받았다. 그 대리님은 다음 해 진급하였다. 그리고 사내에 확산된 우리의 영상은 자연스러운 바이럴 효과까지 만들어 내었다.


4. < 고객의 진짜 니즈를 찾고 상담사가 아닌 전문성으로 세일즈 하자. > 고객은 본인의 니즈를 처음부터 다 말하지 않는다. 대략적인 가격만 알아보고 정보를 다시 수집하고 싶어 한다. 이때 우리의 고객이 되냐 아니냐가 결정된다. 우리의 예를 들면, 고객이 이렇게 문의가 온다. "커피차 부르고 싶은데, 커피 300잔 얼마인가요?" 이때, 우리가 단순히 "000입니다."라고 한다면 고객은 "네 감사합니다" 하고 다른 곳에 견적을 떼보러 가거나 이미 찾아 본 다른 업체와 견적을 비교할 것이다. 그리고 더 저렴한 곳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 필요한 것은 질문이다. 고객이 왜 커피차가 필요한지를 알아야 한다. 실제 우리 사례이다. 우리의 A담당자는 똑같은 상황에서 질문했다. "고객님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어떤 이벤트로 커피차가 필요하신가요?" 고객님의 답변은 "창립기념일이라서 커피차 이벤트를 해보려고요"라고 답변했다. 여기서 우리 담당자는 이렇게 제안하였다. "아 그러시군요, 창립기념일이면 대표님이나 임원분들께서도 많이 나오시겠네요? 그러면 저희가 준비해둘 테니 대표님과 임원분들이 커피차 위에 올라가셔서 직접 커피 나눠드려 보는 것 어떨까요? 사진 찍기도 너무 좋을 것 같은데요?" 고객은 WOW 하였다. "아 정말요? 그렇게 가능한가요? 생각도 못했는데 너무 좋은데요? 저희 00월 00일인데 계약은 어떻게 하나요?" 여기서 재밌는 것은 아직 우리 담당자는 '가격'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한 끝차였다. 고객이 갖고 있는 진짜 니즈를 찾기 위해 질문했고 우리가 쌓아온 많은 현장 노하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이 좋아할 포인트를 살짝 제안한 것뿐이다. 

고객은 본인들이 질문한 것에 대답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가진 전문성을 통한 솔루션을 원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고객의 질문에 답변만 하는 것에 그치면 안 된다. 고객의 니즈를 끌어낼 수 있는 질문을 통해 니즈를 정리해 주고 그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시해주어야 한다. 그 후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까지 제공된다면 고객은 자연스레 우리의 팬이 된다.




다시 돌아와 고객이 우리를 왜 구매해야 하는가?

이유는 너무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명확한 것은 고객이 가치롭다고 느껴야 한다. 즉, 기꺼이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 가격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가격보다 먼저 고객 가치이고 가격은 기꺼이 지불할 정도로 책정되었는지가 중요하다 생각한다.


우리의 서비스가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그 들이 기꺼이 구매할 가치를 제공해주고 있는지 계속해서 물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지속적으로 꾸준히 제공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그렇지 않다면 항상 경계하고 또다시 돌이켜봐야 한다.


나 또한 이것에 대한 항상 경각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가끔은 놓칠 때가 있다. 그렇지만 멀리 가지 않기 위해 항상 되새김한다.


"고객이 왜 우리를 구매해야 하는가" 이 질문을 꾸준히 되물으며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며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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