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뚝방국수로 알려진 담양 시내 천변마을 정미다방

정미다방

by 이경원 G WON LEE

우선 사진으로부터 시작하고 싶다. 일단 눈으로 보면 말로만 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가깝게 느낄 테니 말입니다. 담양 천변마을에 마을 사람들이 만나 이야기 나누고 삶을 만들어가는 공간인듯한데 이곳이 바로 이전에는 정미소였답니다.

내부 인테리어도 저렇게 옛날 쌀 찧던 핵심만은 남겨서 정미소였음을 단적으로 드러내 있다. 정미소의 기억만 갖고 있다면 금방이라도 느낄 수 있는 그런 장치를 그대로 살려 모던한 카페지만 이름은 정미다방이라 했다. 여러 가지를 떠 올리게 하는 아주 적당하게 걸맞은 이름이다 정미다방.


동력을 전달하던 피대가 걸려 있는 시설물을 그대로 살려 알곡들이 컨베이어처럼 퍼 올려져 가며 찧어지던 방앗간이다. 물레방아의 로맨스처럼 방앗간 한켠에서 애틋한 사연도 많았던 그 방앗간이다. 왕겨가 날려 싸이면서 싸라기라고 했던가 어머니가 긁어퍼서 술빵 해먹던 그 방앗간이다.


사실 산뜻한 공간은 아니었다. 방아 찧던 방앗간 아저씨는 늘 먼지를 뒤집어쓰고 살았던 그림이 남아있다. 내 고향 충청도 하고도 괴산이라고 느티나무가 마을 어귀마다 장승처럼 있어서 더울 땐 쉼터가 되어주고 고목이 되어서는 마을 지켜주던 수호신으로 여겼던 괴목 느티나무가 많았던 내 고향 괴산 하고도 소수면 입암리 삼거리... 그 삼거리에 방앗간이 있었다. 국민학교 다니던 어릴 적에 우리 삼거리 마을에 말입니다. 삼거리 그러니 아랫동네 건넛마을 저 골짜기 동네로 통하는 길목 삼거리에 주식인 쌀을 찧는 정미소가 있었다. 내 초년기 삶의 무대다.

방앗간 원동기 시동 걸던 소리가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다. 푸쉬 푸쉬하며 원동기 코를 밀어 시동 걸 땐 방앗간 아저씨 몰아쉬는 숨소리와 함께 큰 무쇠 방아 바퀴가 푸쉬 푸 소리 내며 돌아가다 탄력 받아 시동 걸린다. 경운기도 그렇고 전동톱도 모터를 돌려 시동 걸 땐 요즘도 마찬가지다. 원동기 코라고 압력 풀고 차단하고 하는 그런 장치였던듯한데 그놈이 열리고 막히고 할 때마다 크게 코 고는 듯한 소리를 내며 돌다가 분사된 기름에 어느 한순간에 플러그 불꽃에 의해 시동이 걸리면 이제 힘차게 원동기 작동되곤 했기에 방아 원동기 시동 걸 땐 커다란 구경거리였다. 그 방앗간의 곡식 찧던 핵심시설만 남겨 물신 나스탈직하게 옛날 방앗간 냄새 물씬 나도록 한 설계다. 내 또래 연배자가 찾아 들어오면 어쩔 수 없이 빠져들 수밖에 없게 하는 마력을 지닌 흔적을 살려냈다. 참 이거다 싶었다.

와이프도 평소 커피 안 사주는데 여기서 만큼은 그 절약의 무장을 해제하고 선뜻 커피를 주문하여 고향으로 빠져들었다. 커피 향과 함께


2021년 11월 9일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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