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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이공키로미터 Apr 10. 2022

How to 명상

전에 쓴 글(https://brunch.co.kr/@320km/12)에서 내가 이런저런 병치레가 많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 병력이 한 줄 늘었다. 이번에 겪고 있는 병은 그전에 경험한 녀석들보다 좀 더 골치아픈 녀석인데, 병명은 섬유근육통이다. 전신이 '이유 없이' 아픈 게 주요 증상인데, 원인이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몹쓸 병이다. 의사는 진통제 밖에는 약이 없으며, 꾸준한 운동만이 치료법이라고 했다. 그렇게 녀석과 불편하게 지내며, 진통제로 근근이 버티던 와중에 선배가 명상을 권했다. 진통제 얘기 나온김에 나중에 진통제에 관한 글을 꼭 한번 써야겠다. 그간 먹어온 진통제는 그 종류만 해도 수십 종은 될 것 같다. 아무튼, 선배는 정식 명상 수업을 2회나 수료한 명상 전문가로, 선배가 가이드해준 명상하는 방법을 이번 글에 소개하고자 한다.  

선배의 말에 따르면 명상은 거의 모든 국가, 종교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수행법이라고 했다. 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지향하는 것은 결국 ‘지혜’이며, '나'를 관찰함으로 삼라만상을 알아가는 방법이라고 했다. 명상은 마치 '동그라미를 알기 위해 별 모양, 삼각형, 네모를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선배는 얘기했는데, 난 도통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참고로 선배는 그림을 전공했고, 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아무튼 선배가 알려준 명상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가부좌를 하고 앉아, 허리를 바르게 펴고 불편한 중에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자세를 취한다. 선배에게 꼭 가부좌로 해야 하나는 질문을 했으나 닥치고 가부좌를 하라는 답을 받았다. 다음으로 흥분된 마음, 몸을 가라 앉힌다. 이 단계만 와도 무언가 마음의 변화가 느껴졌다. 그리고, 두 손을 가볍게 포개고 눈을 지긋히 감는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 본격적으로 숨이 코로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관찰한다. 몇 차례 숨쉬기를 하면 바로 주의력이 흩어질 것이다. 주의력이 흩어졌다면 "놓쳤구나" 인지하고 다시 숨을 관찰한다. 익숙하지 않은 가부좌 자세 때문에 몸이 쑤시고 저리면 "내가 아파하는구나" 인지하고 다시 숨을 관찰한다. 잡념이 반복되어도 "또 집중이 흐트러졌구나" 인지하고 들숨과 날숨을 관찰한다. 이 과정은 적어도 30분은 유지하도록 하고, 가능하면 자주 많이 한다. 과연 30분 동안 명상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선배의 가이드대로 명상을 시작하고 나서 꽤 시간이 지났겠지 하고 눈을 떴는데 불과 1~2분밖에 지나지 않아 깜짝 놀랐다.

선배는 명상에는 지름길도 없고, 속성반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개인차는 분명해서 일찍 적응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는데, 명상을 몇 번 시도해본 결과 난 일찍 적응하기는 그른 것 같다. 그렇지만 효과는 확실히 있는 것 같다. 잠깐 명상을 시도해 봤는데, 통증으로 멍했던 머리가 살짝 맑아진 느낌을 받았다.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다시 한번 시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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