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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이공키로미터 Jun 26. 2022

위즈덤칼리지 - 미래의 지혜편

메타버스

위즈덤칼리지 두 번째 강좌는 메타버스 관련 권위자인 경희대학교 김상균 교수가 담당하고 있는데, 이번 주까지 12편의 강의가 진행되었다. 평소 메타버스에 관한 관심(https://brunch.co.kr/@320km/23 편 참조)이 많았던 터라 모든 강의가 흥미진진했다. 다만, 강의 올라오는 속도가 빨라 진도 따라잡는데 꽤 애를 먹었다. 


메타버스는 새로운 공간을 원하는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 냈다. 이 욕망은 화성 탐사의 원동력이기도 하며, 과거를 돌이켜보면 대항해시대를 연 힘이기도 하다. 욕망의 이면에는 기대와 두려움이 공존한다. 새로운 곳에서 막대한 자원과 부를 얻을지 모른다는 기대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적들을 맞닥뜨리고 척박한 환경에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이것에 매혹된다.


메타버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AR, VR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AR(Augmented Reality)은 현실에 기반하여 정보를 추가 제공하는 기술이다. 포켓몬고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반면, VR(Virtual Reality)은 이미지, 주변 배경, 객체 모두를 가상의 이미지로 만들어 보여 준다. 차량용 네비게이션이 VR의 좋은 예이다. 메타버스는 이 두 기술과 결합한 하드웨어 기기(웨어러블 기기 등)를 바탕으로 인류가 쌓아온 트렌드, 양식, 문화를 바꾸는 패러다임이다. 메타버스란 용어는 1992년 나왔고, 지루하고 더디게 진전되다가 판데믹으로 인해 강제적 학습이 일어났고, 최근에 다양한 적용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AR/VR의 발전 같은 Technology Push와 판데믹으로 인한 메타버스에 대한 니즈가 Market Pull을 이끌어 내고, 두 점이 만나 메타버스가 화두가 된 것이다.


이 새로운 시장을 노리고, 메타(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모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에 특별히 눈길이 간다. 애플은 PC, 핸드폰의 사용경험을 혁신한 선도적인 기업으로 가상현실을 서포트할 AR/VR기기의 표준화되고, 대중적인 UI/UX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 아닐까 한다. 다음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인데, 이들은 전통적인 B2B의 강자로 기업 부문의 메타버스 혁신을 만들어 낼 후보로 생각된다.


강의 중 메타버스는 경험 소비에 가깝고 물질 소비와 경험 소비의 차이를 언급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평소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 흡사해 무척 반가웠다. 여행과 같은 경험 소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만족도가 올라가는 반면 명품, 차량 구매 같은 물질 소비는 초기 만족도는 높지만 시간이 경과할수록 그 만족도는 떨어진다는 이론이 바로 그것이다. 경험 소비는 적극적이고, 다양한 만족을 동시에 준다. 인간이 흥미를 느끼는 요소는 아래와 같이 다양하다. "매혹, 도전, 경쟁, 완성, 통제, 발견, 에로티시즘, 탐험, 자기표현, 판타지, 동료의식, 양육, 휴식, 가학, 감각, 시뮬레이션, 전복, 고난, 공감, 전율" 물질 소비에서 이런 감정을 느끼기 어려운 반면 경험 소비는 이런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해 준다.


개인적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 예전에 6개월 정도 아이들과 멀리 떨어져 지낸 적이 있다. 아이들과 교류를 하고 싶은데, 전화로는 부족했고,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와중에 "로블록스"란 게임을 알게 되었다. 그 게임 속에서 물리적으로 나는 서울에, 아이들은 캐나다에 있었고, 한 주에 두어 번 우리는 가상세계 속 뉴욕에서 만났다. 나는 아이언맨, 아이들은 스파이더맨, 토르로 변신했고, 우리는 자유의 여신상을 지키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달려드는 적들을 함께 해치우며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일상을 들었고, 동시에 뉴욕 상공을 자유롭게 나르며 나 나름대로의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3D고글 같은 거창한 장비와 소프트웨어는 없었지만 그 가상세계 속에서 난 아이들과 탐험, 자기표현, 동료의식, 양육, 시뮬레이션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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