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지
소년이 팔로 얼굴을 감싸고 운다. 그러다 눈두덩이를 꾹꾹 누른다. 목소리는 무언가 억울함에 울먹거린다. 손바닥으로 눌러대는 눈에서 눈물을 감추고 싶은 건지 아니면 눈물이 나오지 않아 일부러 그러는지 분간이 가질 않는다. 다만 이리저리 몸을 비틀며 애써 자신의 알 수 없는 감정 무언가를 표현하려 한다. 누가 멀리서 본다면 아마 괴로움에 춤추는 현대무용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아, 저는 진짜 매 순간마다 정으로 머리를 쪼개는 기분이 들어요. 아니 아픈 것은 아닙니다. 아픈 건 아니고, 그저 망치로 쿵쿵 머리를 찍어내는 기분이에요. 무언가 나의 반쪽이 부서져내리는 느낌입니다. 근데 신기한 것이 아무 때나 그러는 건 아니고 꼭 잘 때마다 그래요. 자려고 누우면 그저 이마를 쿵, 정수리를 쿵하고 내려치는 거예요. 결국 나는 그대로 있지만, 내 머리는 가루가 되어 침대에 여기저기 널브러져 버려요."
조금 더 울먹거리는 톤이 잘 들린다.
"마치 우울이 생채기를 내고 지나가면, 그 상처 위로 쇠망치가 내 몸을 두들기는 기분이에요. 온몸을 쿵쿵 때려대는 그것, 사실 그것 때문에 밖으로 잘 나가지도 못해요. 집 밖을 나가게 되면 그 망치질이 더 세게 내 머리를 내려치는 것 같아요. 두통은 아니에요, 두통은 아닙니다. 아프지 않으니까요. 그냥 정말로 내가 부서지는 느낌이 들어요. 내가 부서져서 흩날려도 망치질은 멈추지 않아요. 그저 똑바로 서 있기 힘들 뿐이에요. 사람이 살려면 나가서, 일을 해야 하는데 말이죠. 가루가 되어버린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섭습니다. 너무도 무서워요. 어떻게 사람들은 버스를 타고, 모르는 사람들의 사이를 지나치고, 여러 목소리들과 소음 속에서 유유히 걸어 나갈 수 있는 걸까요. 그 망치질은 저를 그렇다면 단조하는 것인 걸까요. 너무나 아픈데요. 저는 이미 가루가 되어버렸는데요. 무서워요. 삶이 무섭습니다. 그래서 결국 가루가 된 채 단단히 모이지도 못한 채 나는 결국 어떻게 될까요. 그저 흩날리는 이 삶이 다른 사람들 사이 속에서 어떤 취급을 받게 될까요. 무서워요, 나는 무섭습니다. 매일 밤 누우면 내 대가리를 부수는 그 망치도 무섭고, 거기에 맨날 가루가 되는 나도 너무 슬픕니다. 온 세상이 온 사회가 나를 짓누르고 있어요."
그는 목소리를 떨며 팔짱을 꽉 낀다.
"너무나도 무서운......."
그리고는 고개를 푹 숙이더니 이리저리 긁는다. 하도 손을 물어뜯어 딱지가 질 일이 없이 군데군데 피가 올라온다. 새살이 돋기엔 조금 어려워 보인다.
"어디로 가야 할까요, 부서지지 않고 나아가려면."
피동이 되어버린 소년과 지나쳐 가는 사람들 그리고 안타까워하는 가족들 사이로 돌가루만 흩날리고야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