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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숙경 Nov 16. 2023

사랑 아닌 것들 모두 잊었다

명옥헌에서

명옥헌에서


               -박숙경


   

이미 익숙해진 계절 사이로

다부지게 매달린 희망을 세어봅니다


꽃그늘조차 붉은 저, 무궁無藭을 행복이라 읽어도 될까요  

   

바람 한 점 없이도 흔들리는 계절에

가난한 내 언어의 창고에선 더 이상 꺼낼 말이 없어

첫사랑이 그립다 말하려다 그만둡니다   

  

마루 끝에 앉아 까무룩 잠이나 들고 싶네요  

   

나뭇가지 사이 때까치 무시로 드나드는

차마 놓칠 수 없는 풍경 앞에서는

온갖 시름 다 펼쳐놓아도 될 것 같습니다


여름 저녁은 더디게 와서 빠르게 지나갑니다

은하수 다 마를 때까지 기다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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