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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숙경 Dec 01. 2023

사랑 아닌 것들 모두 잊었다

왜목에서


왜목에서

                  -박숙경


일몰을 놓쳐버렸습니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프다는 말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나만의 보호색에 옷깃을 비벼대다가
한참을 맴돌았습니다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도 있었습니다

우는 법을 지웠는데도 눈물이 났습니다
나는 법을 잊어버렸는데도
더듬더듬 기억의 날개를 꺼내야만 했습니다

왜목에서
섬과 불빛과 쪽배를 기다리는 일
기적같은 축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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