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4.
성탄절 전야이다. 신앙을 갖고 있든 그렇지 않든 성탄절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준다. 평화, 축복 같은 마음속의 아련함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 아프고 병든 자에게 구원을 가져다주고 고난 속에 있는 사람에게는 희망을 준다. 외롭고 갈 곳 없는 사람에게는 위로가 되어주고 벗이 되어 준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기에 사랑과 나눔의 존재이기에 그렇게 함께 더불어 살아가라는 메시지가 성탄절에 담겨 있다.
외로움과 고독은 다르다. 고독은 스스로의 결단으로 홀로 서고자 하는 인간의 내면적 선택이다. 강인함으로 세상을 견뎌 내려는 의지이다. 어떤 외부의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태산 같은 존재의 드러냄이 고독의 상태이다. 반면 외로움은 의존이요 나약함이다. 외로움은 극복의 대상이며 거쳐 지나가는 과정이다. 고독은 스스로를 유배하며 실존을 자각하는 강력한 의지이며 선택이다. 외로워말고 고독해지기를.... 의존하지 말고 홀로 우뚝 서기를....
해마다 성탄절을 맞이하며 마음 깊은 곳에서 외로움을 느꼈다. 가정을 만들고 살면서도 그 외로움은 가시지 않았다. 반백년을 살아낸 지금에 와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실존적 선택과 결단으로 고독에 들어가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며 머물러 살았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외로움은 안락함의 산물이라고나 할까.
홀로 서는 것은 고독한 길이다. 고독은 선택과 떠남을 요구한다. 죽음, 즉 소멸을 각오해야 한다. 이제야 깨닫는다. 고통의 회피와 안주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떠남이 없이 새로움도 없다. 용기가 필요하다. 외로움은 의지의 박약이며 나약함과 회피의 상징이다.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언젠가는 안식과 평안의 날이 찾아온다.
인생에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인생은 자연이 아니라 자유다. 자연은 봄이 오면 꽃이 핀다. 그러나 인생은 꽃을 피워 봄을 맞이한다. 봄을 만나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골고다 언덕을 오른다. 오르기 전에는 꽃을 피울 수 없다. 행복의 근원은 고난에 있다. 고난을 피하면 영혼이 굶주리고 메마른다.
함께 하는 따뜻함, 잠시 동안의 위로와 격려. 빛으로 다가온 그리스도의 의미이다. 모두에게 평화와 사랑이 찾아오기를. 고난을 겪고 있다면 견뎌내기를. 이 민족에게 지혜의 빛이 임하기를. 그리스도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Merry christ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