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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킹맘 에이미 Aug 10. 2022

너와의 첫 눈 맞춤

나는 너와 처음으로

나는 소망이가 6살이 되도록 단 한 번도

눈을 맞춰본 적이 없다.

사실 아이가 태어나고

좀 늦되어서 큰 눈만 댕글 거리고 있다고 생각했지

내 아들이 시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을 거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고 하기도 어려운 생각이었으니까.

50일이 되어도 눈동자만 댕글댕글 좌우로 움직이던 소망이를 보면서 눈에 대한 검색을 수 없이 했던 것 같다.

눈이 보이지 않으니 눈의 근력에는 힘이 없고

눈동자는 매우 빠르게 주위를 탐색하듯 계속해서 움직여댔다.

눈의 구조적 문제라기보다는 다른 이유로 눈 맞춤이 어려운 아이일까 검색도 해보고, 소망이의 눈동자가 있을만한 곳에 나의 얼굴을 위치해 놓고 초점이 잡히지 않은 눈동자와 눈을 맞춘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했다.

눈이 매우 나쁜 것일 수도 있으니 할머니의 팽글이 안경도 씌워보고 여러 가지 눈 맞춤을 시도했으나

내 아들  소망이는 그에 대한 응답이 전혀 없었다.

지금은 6세 통합 유치원을 다니는데

코로나가 조금 풀렸을 때,

정말 몇 년 만에 소풍을 다녀왔고

단체사진도 찍어왔다.

유치원에서 올려주신 사진을 보다가

내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소망이의 눈동자가 아마 절호의 찰나에

카메라 렌즈를 향할 때 사진이 찰칵.

그 사진을 보니

"아, 소망이가 볼 수 있어 나와 눈을 맞춤 다면 바로 이런 기분이겠지!"라는 생각이 떠오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늘나라에 가게 되면 밝은 빛으로 눈을 비춰 보고 싶다고 얘기하던 아들.

볼 순 없지만 내 얼굴을 손 끝으로 느끼며

"엄마 참 예쁘다."라고 말해주는 내 아들 소망이.

'네가 봤으면...'이라는 생각은 마치 지금의 너를 부정하는 것 같은 의미가 1이라도 들어갈까 스스로에게 금기시하던 생각이다.

그런데 오늘은 이룰 수 없는 꿈이지만

'네가 봤으면...'을 바라본다.

너와의, 사진으로지만, 첫 눈 맞춤의 순간은 가슴속에 간직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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