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이가 두꺼운 내 안경을 꼈다. 역시 내 아들 도치 엄마 눈에는 도수 높은 안경을 껴도 너는 역시나 잘 생겼구나~)
"아니 네가 안경을 낀걸 우린 볼 수 있는데, 소망인 안보이지."
“엄마! 나는 왜 안 보이게 태어났어요?”
나는 올 것이 왔다는 생각에 심호흡을 하고 쿨하게 얘기했다.
"왜긴 왜야 그냥 그렇게 태어난 거지. 하지만 안 보인다는 건 나쁜 게 아니야!"
(심장이 쿵. 마음이 무너진다.......
책에서 읽었던 자신이 타인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한다는 시기, 나는 그 시기를 아무렇지 않게 잘 넘어가길 바랬다. 그리고 좌절을 맛본다 해도 함께 그 좌절을 잘 넘어가길 곁에서 도와야지 라는 생각을 했었고 준비하곤 했다. 미리 준비하고 대비해야 하는 스타일의 엄마, 그리고 호기심이 많아 이것저것 미리 알아보려는 욕구가 앞선 엄마는 그 아이가 눈을 뗑굴 뗑굴 굴리면서 시각장애와 마주 했을 때에도 그에게 무엇을! 어떻게 말해줄지 수십 번씩 연습해오고, 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며 오늘의 이날을 상상했었으니까!)
옆에 있던 딸아이가 말을 이어간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떨리는 가슴을 숨기려고 하는 나를 뒤로한 채.)
“소망아! 너는 특별한 거야. 보이는 사람도 있고 안 보이는 사람도 있는데 너는 우리집에 특별한 아이로 태어난 거야”
(내가 자주 내뱉던 말을 딸아이가 그대로 쏟아낸다.)
계속 말을 이어가면서 딸아이가 덧붙여 얘기한다.
“엄마! 저는 안경 만드는 사람이 돼서 쓰기만 하면 다 보이는 그런 안경을 만들어서 소망이 줄래요.”
직업 특성으로 나는 얘기해줬다. (틀린걸 고쳐줘야 하는 직업인의 자세가 엄마여도 툭 튀어나온다.)
"축복아! 안경사가 아니고 아마 의과학자가 돼야 그런 걸 개발할 수 있을걸? 어쨌든 너의 생각 대단하다."
박수를 보냈다.
이것보다 더 어려운 순간을, 가슴이 철렁하는 순간을, 보이는 아이 하나, 안 보이는 아이 하나 키우면서 마주하겠지...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그런 처음의 순간들이 우리에게 찾아오겠지? 우연이 아닌 계획 속에서 우린 존재한 것이니까... 가족이란 이름으로 손잡고 함께 이겨나가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