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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생일 축하해.

대박이 EP.7

by 대박이

13번째 딸의 생일 아침이다.


우리 집은 전통적으로(?) 음력 생일을 생일로 하는데, 딸은 요즘 양력을 고집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전통에 맞게 앞으로도 음력 생일을 축하해주려고 한다. 요즘 핸드폰에 몇 년 전을 추억해 보라고 사진이 뜨고는 하는데, 예전 딸의 모습을 보면 언제 이렇게 컸는지 잊고 있던 옛날 모습을 사진에서 발견하고는 놀라고는 한다. 지난 일 년, 일 년이 모여서 13번째 태어난 기념일을 맞이한 딸에게 오늘 아침 생일 축하의 메시지를 남겨 본다.

딸이 이렇게 성장한 만큼 나도 13년의 세월 동안 많이 성숙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딸아이 태어날 무렵 나는 많은 것들을 알고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현재 13살로 자기주장이 강해진 사람을 키워냈고, 양육에 있어서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정답 없는 정답을 찾아온 세월을 보냈다. 아이를 키우며, 처음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줘야 하는데, 어느 순간 모든 것을 아이가 혼자서 다 챙길 수 있어서 소위 말하는 아이가 한 일을 '팔로업'만 하더라도 충분해지는 시기가 온다. 여기서 아이가 더 성장하면 모든 의사결정을 아이 혼자서 스스로 하고 어느 순간 성인이 되어 모든 책임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시기도 다가오리라..


요즘 나의 양육 가치관은 아이의 삶은 아이의 삶이니 방향만을 잘 잡아 주자 이다.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았을 때, 어린 시절에서 중요한 결정의 순간 등 예를 들어 대학 진학이라던지 진로 고민이라던지, 앞으로의 인생을 설계하는 데 있어서 많은 것들을 혼자 결정하고 그 결정의 책임으로 작게 돌아갈 수 도 있었을 길을 크게 돌아가기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아이의 삶에서는 직접적인 개입을 할 생각은 없어도 그 아이의 나이에 맞게 결정이 필요한 순간에는 그 시절을 살아온 인생의 경험자로써 네가 이러한 결정을 하면 이러한 결과가 예상된다는 것을 꼭 알려주어 방향을 잡아 주려는 생각을 하고 있고, 그렇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사춘기를 보내고 있으면서 점점 아이와 이야기할 시간도 줄어들고 소통할 시간이 없어지는 것 같지만 나도 의식적으로 하루에 단 몇 분 만이라도 최대한 집중해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 보자라고 다짐해 본다.

13번째 생일 축하해. 앞으로 남은 나의 삶에 너의 생일을 계속 축하해 줄게


2024.07.07 딸의 13번째 생일

오늘 할 일: 생일기념 딸 친구들 2명 데리고 점심 사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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