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세이
좋은 일이 생겨서 기분이 좋을 때
비가 오는 경우가 많았었다.
큰맘 먹고 오랜만에 여행을 갈 때도 그랬었지만,
반대로 기분이 안 좋거나 우울해서
비라도 내렸으면 좋겠다 싶었을 때는
태양이 쨍쨍한 티 없이 맑은 하늘이 위에 떠 있었다.
가끔 내가 저기압일 때 일치하게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럴 땐 혼자 불이 꺼진 방 안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의 소리를
가만히 눈을 감고 듣고 있다 보면
나를 위로해 주는 자장가처럼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눈물이 날 것 같은 날에 비가 오면
우산을 쓰지 않고 비를 맞으며
마음속에 있는 빈 공간을
채워보려고 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