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주목한 검붉은 열매 '블랙 커런트'
운동 능력을 높여준다는 식품은 많지만, 실제로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례는 많지 않다. 그런 가운데 영국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발표됐다. 검붉은 열매 블랙 커런트가 러닝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다.
영국 치체스터대학교 연구팀은 블랙 커런트에 포함된 안토시아닌 성분이 운동 중 혈류를 개선하고, 피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해당 연구는 올해 ‘영양소 저널’에 실렸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남성 16명을 대상으로, 1주일간 블랙 커런트 추출물 또는 위약을 600mg씩 투여했다. 이후 12~16주 동안 고강도 간헐적 달리기 테스트를 진행했다.
측정 결과는 뚜렷했다. 블랙 커런트를 섭취한 집단의 총 달리기 거리는 평균 8%에서 16.7%로 증가했다. 단순히 수치로만 보면, 평균 328m를 더 달린 셈이다. 심박수와 산소 섭취량에서도 안정적인 흐름이 관찰됐고, 피로의 지표로 쓰이는 젖산 수치 역시 낮게 유지됐다.
이 결과는 단기간의 보충 섭취만으로도 지구력과 회복 효율이 개선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달리기 중 산소 이용 효율이 높아지고, 혈류 순환이 원활해지면 근육 피로가 늦춰진다. 운동 후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일반인뿐 아니라 운동선수에게도 중요한 요소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안토시아닌의 작용 원리로 설명했다. 블랙 커런트에는 안토시아닌과 비타민C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 성분들은 혈관 내피세포에서 산화질소 생성을 촉진해 혈관을 확장시키고, 근육 내 활성산소를 줄여 손상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블랙 커런트를 영양 보충제로 활용할 수 있다. 운동 전에는 블랙 커런트가 포함된 농축액을 소량 섭취해 혈류 순환을 돕고, 운동 후에는 수분과 함께 섭취해 피로를 완화하는 식이다. 블랙 커런트는 주스나 스무디 형태로도 간단히 마실 수 있다.
최근에는 식품 형태로만이 아니라 스포츠 뉴트리션 제품에도 블랙 커런트 성분이 사용된다. 운동용 젤이나 파우더 제품 중 일부는 안토시아닌 함유량을 표시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고강도 운동을 자주 하는 사람들에게는 회복 속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블랙 커런트를 식단에 포함하려면, 요거트·오트밀·샐러드에 소량을 더하거나, 얼린 상태로 간식처럼 섭취하는 방법이 무난하다. 달콤한 맛이 강하지 않아 다른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냉동 형태로 보관할 경우, 안토시아닌 파괴를 최소화하려면 해동 시간을 짧게 유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