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 수 채우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사실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다. 공원에선 산책하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출퇴근길에도 빠르게 걷는 이들이 눈에 띈다. 활동량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시기다. 이때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하루 1만 보 걷기'. 살을 빼기 위해 하루 1만 보를 목표로 걷는 이들이 많지만, 과연 그 수치가 효과적인 기준일까. 미국 건강전문매체 '잇디스낫댓'과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걷기 운동이 체중 감량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펴본다.
'하루 1만 보'라는 기준은 1964년 도쿄올림픽을 전후해 일본의 한 만보기 제조사가 내세운 마케팅 전략에서 유래했다. 이후 걷기 운동의 대표적인 목표치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 수치 자체가 과학적인 기준은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실제로 하루 2600보만 걸어도 사망률 감소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8800보까지는 걸음 수가 늘어날수록 건강상 이점도 커진다고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숫자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수치를 억지로 채우려다 스트레스만 받고 운동에 대한 흥미까지 떨어질 수 있다. 미국 건강 코치 로저스는 "중요한 건 얼마나 걸었느냐보다 어떻게 걸었느냐"라고 말했다. 방향과 질에 따라 걷기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낸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정한 속도로 걷는 루틴은 운동 지속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피트니스 트래커나 스마트워치를 활용해 거리, 시간, 걸음 수 등을 기록하면 자기관리가 쉬워진다. 이는 체중 감량이라는 목표에도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다.
걷기는 일상적인 이동이 아니라, 운동으로 인식하는 순간부터 의미가 달라진다. 일정 시간 동안 집중해서 걷는 습관이 형성되면, 그 자체가 운동이 된다. 특히 실내에서는 러닝머신을 이용해 경사도를 조절할 수 있다. 날씨와 상관없이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운동 효과를 높이고 싶다면 지형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다. 오르막길이나 계단처럼 하체 근육을 더 많이 써야 하는 경로를 선택하면 운동 강도가 높아진다. 물통이나 가벼운 가방을 들고 걷는 것도 방법이다.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보다 중간에 빠르게 걷거나, 팔을 크게 흔드는 동작을 섞으면 심박수가 올라가고 전신 운동 효과가 커진다.
공원이나 오솔길처럼 평소와 다른 지형을 선택하면 근육 사용 범위가 달라지고, 운동 지속성도 향상된다. 새로운 장소에서 걷는 것은 지루함을 줄이고 꾸준함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처음부터 하루 1만 보를 채우겠다는 생각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시작은 작게, 꾸준히 늘리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하루 3000보 내외로 시작한 뒤, 2~3주 간격으로 10분씩 시간을 늘려가면 좋다. 점심시간에 10분 걷기, 가까운 거리는 차 대신 걸어서 이동하기, 주차장을 일부러 멀리 이용하기 등 일상 속에서도 걷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하루에 걷는 시간을 반드시 연속해서 채울 필요도 없다. 아침과 저녁으로 나눠서 걷거나, 틈틈이 시간을 쪼개서 걸어도 무방하다. 핵심은 생활 패턴에 맞게 지속하는 것이다. 걷기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고, 점차 확장해 가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운동이 루틴이 된다.
걷기는 누구나 시작할 수 있고, 별다른 장비 없이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이다. 단, 단순히 수치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과 흐름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만들어진 루틴이 결국 체중 감량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