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쉬어보기로 했다
아침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적지 않다.
플라스틱 컵에 담긴 아이스 아메리카노, 뚜껑 틈으로 새어 나오는 냉기.
나도 늘 그렇다. 집을 나서자마자 커피부터 산다. 눈이 덜 떠졌다는 이유로, 입이 텁텁하다는 이유로.
오전 10시쯤, 회사 동료가 커피를 사러 나간다.
"한 잔 더 마실 사람?"
그 말에 반사적으로 손을 든다. 마신 게 기억나지만 또 마신다.
점심을 먹고 난 뒤에도 커피가 필요하다.
입가심처럼, 휴식처럼.
그래서 하루 세 잔이 되는 건 순식간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커피를 마신 뒤엔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일이 많아 그런가 했지만, 커피를 끊으면 증상이 줄었다.
그제야 생각하게 됐다.
“내가 하루에 커피를 몇 잔 마시는 거지?”
커피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다.
카페인은 뇌를 자극해 집중력을 높이지만, 일정량을 넘기면 불면이나 불안, 심장 두근거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성인의 하루 카페인 권장량은 400mg 정도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약 150mg이 들어 있다면, 두 잔까지는 괜찮다.
세 잔부터는 권장량을 초과할 수 있다.
특히 여름엔 카페인의 이뇨 작용이 두드러진다.
물처럼 마신 아이스커피는 소변으로 배출되고, 체내 수분은 줄어든다.
갈증이 사라진 줄 알았지만, 오히려 몸은 더 건조해진다.
커피를 마실수록 물을 더 마셔야 한다는 걸 잊고 있었다.
카페인은 커피에만 있는 건 아니다.
초콜릿, 아이스크림, 에너지 음료, 심지어 진통제나 감기약에도 포함돼 있다.
하루 동안 커피 두 잔만 마셨다고 안심할 수 없다.
다른 식품까지 합하면 금세 권장량을 넘기게 된다.
몸이 커피에 예민한 사람도 있다.
불면증이 있거나, 속이 약하거나, 심장이 자주 뛰는 사람은 커피가 부담이 된다.
나는 그 셋 중 두 개에 해당된다.
저녁까지도 속이 더부룩하고, 밤엔 잠이 잘 오지 않는 날이 많았다.
커피는 철분 흡수를 방해한다.
철분제를 먹는 사람은 커피와 함께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카페인은 위산 분비를 자극해 위염이나 속쓰림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커피를 마신 뒤 속이 쓰린 날은 늘 정해져 있었다.
임신 중인 동료는 커피를 끊었다.
하루 200mg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아예 마시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모유 수유 중인 사람도 마찬가지다.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이 아이에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어려웠지만, 두 달이 지나니 몸이 더 편해졌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뒤에도 나는 여전히 커피를 마신다.
하지만 요즘은 마시는 시간을 조절하려 한다.
오전에 한 잔, 오후엔 생수를 마신다.
늦은 오후에는 되도록 커피를 피한다.
하루 두 잔. 그 안에서 줄이는 중이다.
커피를 완전히 끊을 생각은 없다.
습관처럼 마시던 것을 줄이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그렇다고 무조건 마시지 않을 이유도 없다.
단지, 마실 때마다 한번쯤 생각하려 한다.
내가 지금 얼마나 마셨는지, 그게 내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커피는 필요할 때 힘이 되지만, 기준을 넘기면 부담이 된다.
나에게 맞는 양을 찾는 게 중요하다.
그건 하루 두 잔일 수도 있고, 한 잔일 수도 있다.
나에겐 지금, 두 잔이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