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새가
날아오른다
나는 흰 새를 잡으러
온종일 뛰어다닌다
흰 새가
잡혀주면 좋겠는데
그러면 나는 더 바랄 게 없겠는데
흰 새가 어쩌면
나에게 잡히기를 원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쓰고 다녔던 시절도 있었지만
흰 새는 나에게
무심했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던 나의
마음 한 모퉁이을
슬픔이 관통했다
흰 새
5월의 깃털
6월의 날개
나는 흰 새를 잡으러
온종일 뛰어다닌다
흰 새가
7월의 노래를 지저귄다
7월에는 나에게 잡혀줄래?
흰 새에게 묻는다
흰 새는 답을 하는 대신
내 눈물을 모아 둥지를 짓는다
나는 아름다운 흰 새를 잡으러
온종일 울면서 뛰어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