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되지 않을 소설 같은 마음들을
개어서 차곡차곡 캐리어에 넣은 후
나는 당신의 도시를 떠나 고독의 벽지로
낙향하련다
출간되지 않을 소설 같은 마음들을
엮은 소설집의 서문에 나는 이렇게 적었더랬다
개봉되지 못할 영화를 찍는 영화감독의 마음으로
나는 당신의 조국을 떠나 이방인들의 섬나라로
이주하련다
출간되지 않을 소설 같은 마음들을
감히 투고하려고 했던 시절이 있었더랬다
누구는 하찮은 소설들을 가지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거드럭거리며 산다고 소주잔에게 푸념하곤 했지
나는 질투를 비닐 포장지처럼 쉽게 버리고는 체념으로 떠나는 달콤한 비행기를 타고는 이륙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