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풀

8월 3일

by 화니와 알렉산더

멸망하는 도시에

벼를 심는 소녀가 있었다


어른들은 소녀에게 물었다


너는 왜 벼를 심니


가을벼를 닮은 목소리로 소녀는 답했다


언젠가 이 도시로 돌아올 때 배고플 수 있잖아요


멸망하는 희망에

별을 심는 소년이 있었다


먼 고장에 사는 소녀의 이야기를 들은 소년은

수확한 별을 소녀의 마을을 향해 힘껏 던졌다


유성을 보며 소녀는

멸망 이후를 생각했다


멸망 이후에도 기어코 발아할

처음들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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