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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라망카 Jun 20. 2022

미국 석사생과 박사생의 차이

첫 학기에는 그저 저와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들이었던 제 주변의 박사생 친구들이, 두 번째 학기가 되고부터 점점 말 그대로 '박사생'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석사생인 저와는 영어나 지식에 있어 수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참고로 저는 졸업 논문 없이 졸업을 할 수 있는 석사 학위를 밟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부터 좀 적응하고 할 만하여 여유 있어진 저와는 달리, 박사생들은 수업 과제 + 교수님과 미팅 + 교수님이 내주시는 숙제로 일주일에 논문만 3-4편씩 읽어야 하기에 굉장히 바쁩니다. 가장 친한 친구인 박사생 주디가 이번 학기부터 아주 골골거리며 자주 아픈 것을 보면 여간 힘든 일이 아닌가 봅니다. 풀 펀딩을 받고 공부를 하고 있는 그들이지만 그들이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과 느끼는 압박감, 스트레스를 보면 그들이 하는 공부가 결국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주디와 이야기를 하다가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주디의 영어 어휘나 문장을 만드는 능력이 훨씬 발전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점은 상당히 속상합니다. 하지만 주디가 공부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미국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미국대학교들에 지원했지만, 미국 석사 합격을 받았습니다. 처음에 입학했을 때는 박사로 풀 펀딩까지 받고 합격한 저 친구들은 뭐가 다르길래?? 나를 떨어뜨리고 쟤네를 뽑았을까? 저도 모르게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학부 때 조선공학을 전공하고 석박사로 환경공학을 지원했지만, 전공 바뀌는 거 그게 뭐라고, 다 공학인데 비슷하지라고 생각했지만 분야가 달라지는 문제는 참 큰 부분이었습니다. background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었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며 의욕만 가지고 저에게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하는 어필만 할 수 있었던 저에게 학비+생활비까지 주면서 연구를 지원해줄 교수님들은 없었던 것입니다. 박사생으로 합격한 친구들은 학부 때 환경공학을 전공했거나 전공이 달라도 환경 관련 분야에서 일을 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박사생 친구들은 정말로 척척박사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노력합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연구는 본인 혼자 오롯이 해나가야 하고 지도 교수님은 말 그대로 '지도'만 해줄 뿐입니다. 미국의 연구 환경은 본인에게 달려 있습니다. 지도 교수님이 이거 해라 연구실 나와라 절대 강요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알아서 나아가야 연구를 끝마칠 수 있으니 노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박사 학위를 받는다는 것은 가문의 영광일 정도로 대단한 일입니다. 특히, 펀딩을 받으면서 연구에만 매진할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이 주어진다는 것은 어쩌면 특권을 누리는 일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미국에서 나온 박사 논문들이 의료, 교육, 공학 등 셀 수 없이 많은 분야에서 선도 역할을 하고 있기에 박사 학위는 정말 좋은 기회임이 확실합니다. 하지만 옆에서 박사 친구들을 보고 나니 저는 못할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이 제 지원서에 담겨 있었던 걸까요. 교수님들은 어떻게 알고 저를 떨어뜨리 셨는지(ㅋㅋ)


우여곡절 끝에 저는 저에게 맞는 길을 가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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