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추락, 너의 비상

by 김대현


양말을 더럽힌 너는
구름을 바라보았다

다들 한 번쯤 해봤잖아요
하늘을 날고 싶다는 생각

나는 요즘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네가 축축하게 젖은 날개로
비상을 준비할 때

즐비하지 못한
썩은 동아줄 하나
손에 쥐고

너무 수려했던
너의 기개

그저 꺼려했던
나의 절개

버려진 신발의
깔창 아래로는
떼묻지 않은 편지가 있습니다

'너의 비행을 축하하며...'

향기로운 편지 넉 장

나는 너의 시험장에서
떨어진다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으니
답이란 건 알 리 없다

나는 학자도 못 되기에

살갗이 벗겨진 손아귀는
꼭 꽃잎만 같았고

빈 속은 눈치가 없다

나의 무사함을
증오해주라

나의 생을
저주해주라

그러면
그래준다면

비상(非常) 중인 내가
시꺼먼 추락 속에서

하얀 날개 위로
너를 남겨줄테니

잉크가
곤두박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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