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을 더럽힌 너는
구름을 바라보았다
다들 한 번쯤 해봤잖아요
하늘을 날고 싶다는 생각
나는 요즘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네가 축축하게 젖은 날개로
비상을 준비할 때
즐비하지 못한
썩은 동아줄 하나
손에 쥐고
너무 수려했던
너의 기개
그저 꺼려했던
나의 절개
버려진 신발의
깔창 아래로는
떼묻지 않은 편지가 있습니다
'너의 비행을 축하하며...'
향기로운 편지 넉 장
나는 너의 시험장에서
떨어진다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으니
답이란 건 알 리 없다
나는 학자도 못 되기에
살갗이 벗겨진 손아귀는
꼭 꽃잎만 같았고
빈 속은 눈치가 없다
나의 무사함을
증오해주라
나의 생을
저주해주라
그러면
그래준다면
비상(非常) 중인 내가
시꺼먼 추락 속에서
하얀 날개 위로
너를 남겨줄테니
잉크가
곤두박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