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였으면,
치약을 혼자 한 달을 썼을 텐데,
혼자였으면,
세탁세제도 두 달을 썼을 텐데,
이제는 한 달도, 두 달도 쓰지 못하고 떨어진다.
다시 사러 가는 길.
혼자였다면, 세상에 동떨어진 듯이
이어폰을 귀에 넣고 아무 생각 없이 걸었을 이 길을,
이제 너라는 사람과 걸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나를 보며 웃는 너의 모습.
너를 바라보는 내 마음이
청량하다.
식탁에는 이제 두 개의 밥그릇이 있고,
두 개의 수저 세트가 있다.
혼자였으면 먹지 않았을 반찬들까지….
떨어진 밥알을 주워 주며
다시 한번 나를 보며 웃어주는 네가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