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엄마는 식사 안 하세요?
가을 하면 전어의 계절
우리 가족은 어느 해부터인가 가을에 전어를 구워 먹기 시작했다.
전어를 먹기 시작한 것도 아마 아들이 대학 다니며
친구들과 노량진 수산시장에 회를 먹으러 다니면서 제안을 했던 것 같다.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옛말도 있고,
전어 대가리는 참깨 서말과도 안 바꾼다는 말이 있다.
가을 (9월에서 10월) 전어는 영양도 풍부하고 맛도 고소하다.
서울에서 취준생인 아들이 내려와
전어로 몸보신을 해주려고
오분에 전어를 굽고 있는데
"아, 냄새가 고소해요" 하는 소리를 들으니
아들은 배가 고파서 빨리 먹고 싶은 것 같다.
잘 익은 전어를 접시에 담아 식탁에 올려놓으며 먹으라고 했더니
"엄마는 식사 안 하세요?" 해서 먼저 먹으라라니까 게눈 감추듯 먹어 치운다.
내가 밥을 퍼서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려는데
아들이 전어 살을 발라 내 수저 위에 올려놓으며 빙긋 웃는다.
"엄마 맛있어?"
그 모습을 보다 문득,
아들이 어렸을 때 생선살을 발라주던 내 모습이 생각나서 나도 싱긋 웃었다.
저녁을 먹고 아들과 산책을 갔다
가을 성곽 주변엔 억새꽃이 만발해있고
조금은 싸늘한 기운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산책하기에 좋은 날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