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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Jan 29. 2020

학습부진아의 성공

. 천천히 참고 기다려주기

처음 만났을 때 그 아이는 초등 2학년이었다.

작은 키에 얼굴도 작은 남자아이였다.

책상 앞에 앉으면 아이는 연필을 잡은 손을 책상 밑으로 하고 

책상의 뒷면을 연필로 직직 문질러 댔다.

"저... 공부하기 싫어요.

저... 조금만 하면 안 돼요,

저... 힘들어요.

저.... 그만 할래요."

학습부진아들에게서 나타나는 말들이다.

6개월쯤 후

"저~ 조금 더 하고 싶어요."

"안돼~ 그 만 해"

"아뇨 저 더 하고 싶어요"

"그래, 그럼 두 문제만"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늘려가던 어느 날

학교 기말시험에서 수학을 90점 받아왔다.

엄마는 아이가 어떤지도 모르는 듯 

왜 성적이 안 올르냐고 한다.

그렇게 2년 정도의 세월이 흘러갔고

영수는 걸음마를 처음 배우는 아이처럼 

재미있게 학습도 늘어가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비명을 질렀다.

그 이유는 영어 단어를 100점 맞았다.

영수는 자기가 영어 단어를 외울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100점을 받은 기분은 하늘을 찌르고도 남을 만했다.

자 신 감 이 그 어떤 아이보다도 크게 작용했다.

그러면서 학교 시험이 점점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아이 에게도 사춘기가 찾아왔다.

나와 이별을 했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찾아왔다.

병을 앓고 난 아이처럼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저 공부하고 싶어요."

내가 그때 왜 쉬었는지 모르겠어요.

그 아이는 그렇게 공부를 시작했고

열심히 공부를 했다.

무슨 이유였을까?

그 아이는  또 쉬게 되었다.

아니 그만둬 버렸다.

얼마 전 그 아이는 나를 찾아왔다.

학교에서 수학을 95점 받았다고

혼자서 공부를 해도 이젠 잘하게 되었다고

그런데 선생님이 다른 과목 도와주겠다고 했을 때

자기가 왜 거절을 했는지 그것이 후회가 된다고,

그 아이는 국어를 잘 못했다.

그래서 국어를 남아서 함께 하자고 권했었다.

그것이 후회가 된다고~

그 아이는 실업계고등학교에 합격했다.

중학교에서도, 실업계고등학교 면접에서도,

그 성적이면 인문계로 가서 대학을 가지 왜 실업계를 지원했느냐고,

실업계 고등학교 면접시험을 보면서 본인이 진로 선택을 잘못했음을 알았다고

후회를 하게 되었음을 말하고 싶어서 찾아온 것이었다.

그래서 우린 많은 말을 주고받았다.

선택의 길은 다시 찾아올 것이고

그 아이는 더 힘차게 도전할 것이란 의지를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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