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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May 14. 2024

공동체생활의 어려움

얼마 전 윗집과 우리 앞집 셋집이 옹벽 위에 텃밭에 야채를 심어 먹기로 약속을 했다.

그런데 어느 누구 하나 밭을 일구는 사람이 없었다.

며칠 전 심심해서 옹벽 위에 작은 텃밭을 호미로 풀을 뽑고 1/3 정도 정리를 했다.

그리고 윗집에 전화해서 텃밭을 조금씩 가꿀 테니 심고 싶은 것을 심으라고 했다.

왜냐하면 우리 집 앞에도 작은 텃밭이 있기 때문에 굳이 나는 심지 안아도 되지만 옹벽가까이 꽃을 심기로 했다. 옹벽 위에 풀이 나면 창가로 보이는 것이 보기 싫어서 가꿔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어제 외출해서 돌아와 보니 그 자리에 드라코라는 실내식물이 자리 잡고 있었다.

창가로 보이는 모습은 나름 괜찮아서 나는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오늘 윗집아줌마가 전화로 203호 아저씨가 윗집에서 심은 사과나무를 뽑아버리고 그 자리에 식물을 심어서 화를 냈더니 사과나무를 다시 심어줬다며 이제 농사도 못 짓겠다고 한다.

작은 텃밭에 풀이 가득했었는데 누군가 풀을 뽑고 밭을 일군자리가 있다면 물아보고 식물을 심어도 될 것을 그 사람은 말도 안 하고 자기 마음대로 한다.

102호 아줌마가 옹벽 위의 감나무를 가리키며 돈을 걷어서 단감나무를 사다 심었는데 단감이 익을 만하면 203호 아저씨가 다 따간다며 구두쇠이면서 얌체라고 한다.

이런 일이 왜 벌어질까 생각해 보았다.

내가 지난해 이사 왔을 때는 아무도 밭을 가꾸지 않아서 풀밭이었다.

나서기도 뭐 하고 답답하다고 생각될 때 풀을 뽑았다.

그런데 올해 시간이 많아서 세 집이 텃밭을 일구자고 할 때 그러기로 했는데 203호 아저씨는 자꾸만 무슨 나무인가를 얻어다 심느라 바쁘다. 그러면서도 어느 누구에게 물어보며 심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마음대로 심는다.

다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양해를 구하고 심으면 이해를 해줄 것을 자기 생각만 하기 때문에 작은 공동체에서도 따돌림을 받는다.

공동체생활이 어려운 것은 상대의견을 묻지도 듣지도 않는 것이고, 공동체생활을 재밌게 하려면 묻고 답을 들은 후 실행을 해야 된다. 공동체생활은 화합이 잘되고 평안해야 함께 사는 즐거움이 따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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