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단편 3

by vakejun


소형 비행기에 올라탄 남자는 뒷좌석에 몸을 실었다. 말끔하게 생겨선 윤기 나는 곱슬머리가 어딘가 아이 같은 모습도 있다.


손바닥보다 훨씬 큰 기계를 이리저리 만졌다.

화면을 뚫고 서핑하는 남자의 모습이 영화처럼 재생된다.

정말 화면을 뚫고 파도에 몸을 실은 남자의 모습을 보았다.


남자는 말없이 보기만 했다.

좋은 듯이, 그리운 듯이, 웃는 듯이 아닌 듯이.


누군가 물었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말없이 보는 게 아니라 흐느끼며 보고 있었다.

떨어지는 눈물이 파도에 떨어져 함께 인다.


이제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이유가 숨어있다고

빛나던 곱슬머리가 대신 말해준다.

유난히 반짝이는 게 신기해서 나는 알아차렸다.


나는 거기에 없었지만 보고 있다.


누군가는 물어왔다.

"너는?"


뜬금없지만 대답했다.


"있어요. 2013년 그때.."

사무친 그때가 떠올라 주저 없이 말했다.


빛나는 곱슬머리도 아니었고 흐느끼지도 않았다.

그저 소리 내 울었다.


슬프기만 한 두 개의 파도는 엉엉 소리에 흝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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