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에 반하다

by 북곰

회사에서 같이 점심을 먹는 동료에게 일이 생겨, 다른 팀 동료들과 점심을 먹게 되었다. 혼자 먹을까도 생각했지만, 혼자 먹는 것도 맘 편히 쉽게 먹을 수 없는지라, 약간의 불편함을 가지고 다른 팀 동료들과 점심을 먹었다. 식사장소로 가면서 공통의 화제도 없고, 대화에 끼는 것도 어렵고,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섬세한 북곰은 어쩔 수가 없나 보다.


"저기 오늘 점심은 어디 가는 거예요? 살짝 많이 걷는 것 같은데."

"아, 오늘은 초밥 좀 먹으려고, 초밥집 갑니다."

그나마 몇 번 술자리를 했던 동료가 있어 메뉴를 물어봤다. '초밥'이라니, 나랑 비슷한 재력의 사람들로 알았는데....'그래 가끔은 맛있는 것도 먹어야 한다.' 여러 생각을 혼자 하다 어느덧 초밥집에 도착했다. 자리에 앉고 세트로 동일 주문을 했다. 초밥 6피스, 소바가 함께 묶인 세트였다. 나는 소바보다는 우동을 먹고 싶었는데, 모두가 소바 플러스 초밥 6피스를 주문하길래 같은 걸로 했다. 초밥은 참치, 광어, 새우, 연어, 계란, 그리고 유부로 말린 초밥이 나왔다. 테이블에 있는 초생강과 락교를 접시에 담고 간장을 조그마한 접시에 찰랑찰랑 담았다. 처음에는 제일 맛있어 보이는 흰 살 생선 광어를 집었다. 한입에 광어초밥을 입안에 담았다. 입안의 모든 이가 광어를 맞이해 주었다. '와~' 광어의 쫀득쫀득한 살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흰살생선 특유의 그 담백한 맛이 입안에서 춤을 추고, 신맛과 단맛이 어우러진 초가 된 밥이 같이 춤을 추는데, 와사비의 상큼한 톡 쏘는 매운맛이 입안에서 화합을 이루는데 눈물이 날듯 맛있었다.

'그래 이 맛이야.' 매일 계란, 시리얼, 제육만 들어오던 입에 갑작스런 초밥이 들어오니, 기쁨이 두 배였다. 생강으로 입안을 깨끗이 헹구고 생강붓에 간장을 듬뿍 묻혀 다음 대상인 참치초밥에 간장 붓질을 하였다. 간장 붓질 후 참치 초밥의 자태는 더욱더 영롱하게 빛이 났다. '빛의 한점!' '지금이 먹어줄 때다.' 야무지게 참치 초밥을 입에 넣고, 눈을 감고 참치초밥 맛을 느꼈다. '메주로 만든 간장은 신의 선물이다.' 참치의 기름진 맛을 간장의 짠맛과 아름다운 녹색의 톡 쏘는 와사비가 어우러져 환상의 조화를 주었다. '밥알 하나하나에 느껴지는 이 맛이여....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고귀한 영혼의 힘을 강조한다 할지라도 육체에 매여 있는 인간의 몸은 이런 곳에서 찰나의 깨달음을 얻는다.' 그 찰나가 조그만 더 영원했다면 오랜 수련의 구도자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광어와 참치를 통해 깨달은 나는 다음 새우초밥을 먹었다. 새우의 단맛과 감칠맛은 이루 말할 필요도 없다. 연어와 계란 마지막 유부초밥을 한 입으로 짧지만 강렬했던 나의 해탈은 끝이 났다. '초밥 6피스는 인간적으로 너무 적다.' 소소한 깨달음을 뒤로 소바를 먹었다. 솔직히 우동이 더 맛있다. 우동의 탱탱한 그 식감과 간장으로 맛을 낸 국물은 늘 사람을 따뜻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그래도 소바의 시큼 텁텁한 맛에 와사비를 듬뿍 넣어 코에 '앗'하는 자극을 주는 맛도 괜찮다. 코가 뚫리는 기분은 나이 먹은 사람에게는 기분을 좋게 해주는 것이 있다. 맛있는 식사는 일터로 돌아가는 근로자의 고뇌를 잠시나마 잊게 해 줬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한 번 깨달음을 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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