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과 거절음 사이
"오늘 오후까지 보내드릴게요."
"이번 주 중으로 회신하겠습니다."
나는 또 속았다.
사업체 담당자들의 그 말에, 이번에도.
그 말을 그대로 믿은 지난주의 나,
반성해!
그런데 오늘은 전화를 받질 않는다.
내가 아는 건
"고객께서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아니면
바로 소리샘인데,
오늘은 딱 한 번.
벨소리 한 번 울리더니, 뚜뚜뚜.
설마 싶어 검색창을 열었다.
[벨소리 한 번만 울리고 뚜뚜뚜]
[아이폰 전화 차단 멘트]
[수신 거부 시 나오는 소리]
...내가 스팸인가?
진짜... 스팸 전화냐고.
전화를 받아서
"조금 늦어졌어요."
그 한마디 해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지난주에도 전화를 받자마자
"하아..."
그 한숨 하나에 내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그 사람은 알까?
왜 약속은 안 지키고,
왜 사람을 수신 차단하냐고.
진짜 너무하네.
앞에서는 찍소리도 못하면서
속으로는 씩씩대며
소심하게 분노를 표출하던 그때.
"뿅"
컴퓨터 화면에 알림이 떴다.
[요청하신 자료 전달드립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늦어져 죄송합니다]
...
뭐,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다음부턴 조금만 일찍 보내주세요.'
'얼마나 바빴으면 그랬겠어요.'
방금 전까지 씩씩대던 나는 온데간데없고,
메일창 앞에 공손히 고개 숙인 내가 있다.
참, 감정이란 건...
무너지기도 쉽지만,
회복되기도 참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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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게 튀는 감정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