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출근은 했지만, 출근을 못한다?!>>

사원증도 없고, 휴대폰도 없고, 나만 있음.

by 소바

차량요일제.
진짜 너무 싫다.


조금 바삐 움직여야 하는 날.
가방은 들기 싫고,
지하철 요금 낼 카드 하나,
그리고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청사 입구에 도착.

... 음?
휴대폰... 어딨지?

정신없이 출근준비를 하다

식탁 위에 두고 나온 모양이다.

사원증이 모바일로 바뀐 지 꽤 됐다.
목에 거는 사원증 따위는
책상 서랍 안에서 잠든 지 오래고,
그 사원증 없이는 청사를 들어갈 수가 없다.

그리고 나는,
휴대폰이 없다.

와... 대박.
나 지하철에서 휴대폰 안 보고도
올 수 있는 사람이었어?
어떻게 지금까지 몰랐지?

결국,
회사 앞까지는 도착했지만
회사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그냥 스리슬쩍 들어가 볼까...’
하는 생각도 잠깐.
결국 정공법을 선택했다.

"제가 휴대폰을 들고 온 줄 알았는데
두고 왔습니다.
그래서 그런데... 출입 가능할까요?"

출입 관리하시는 분이
약간 당황한 얼굴로 묻는다.
"신분증도 없으신가요?"

나는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제가 휴대폰을 들고 온 줄 알았는데
두고 왔습니다.
그래서 신분증도… 없습니다."

시간은 언제나 그렇듯,
9시 직전.

어차피 현관 앞에서 얼굴 인식도 해야 하니,
그분은 조용히 출입을 허가해 주셨다.

"다음부터는 꼭 챙겨 오십시오."

"감사합니다!!"
크게 꾸벅 인사를 하고,
드디어 입장 성공.

부랴부랴
9시에 맞춰 출근을 찍고
창밖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쉰다.
"... 하. 되다."

아침부터 너무 진이 빠진다.
차량요일제.
정말 너무 싫다.



#소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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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게 튀는 감정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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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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