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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의 진자 운동

파란의 잔잔함, 흘려보내기

by 삼삼

파란이 점점 짙어진다. 태양 빛이 파란 스테인글라스에 반사되었는지 창가의 빛은 잔잔한 물결을 일으킨다. 소리 없는 침묵이라 시티팝의 편안함이 파란의 이유를 각인시키게 한다.

하루는 지옥. 눈 뜨면 밝은 어둠이 눈앞의 것들을 가린다. 누군가 나를 쫓아 오는 듯한 망상에 숨 쉬는 것조차 비용을 치러야 할 것 같았다. 아무도 어떤 것도 나를 괴롭히지 않는데 스스로 괴롭힘 당한다는 착각을 하고 있다.

오늘도 하루가 시작되었구나

내적 한숨에 신용과 맞바꾼 마이너스가 빨간 경고음에 마음을 다그친다. 일순간 정신차리지만 이내 무덤덤하게 무시한다.

퇴사 후, 나의 삶을 찾는답시고 집밖으로 책방, 북카페를 전전한다. 집에서는 머리가 무겁다고 아니, 부모님 눈치에 숨이 막혀 그냥 밖으로-목적지 없는-나온다. 노동은 적이라며 홀로 백지를 채우며 나만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길 바랜다. 무슨 자신감인가.

현실은 1도 모르면서 네모난 것에 지문 승인을 밥 먹듯 반복한다.


이게 다 나를 위한 투자야

유튜브, 인스타그램으로 과도한 도파민 분출인가. 아드레날린이 폭발하여 세상이 전부 내 것인양 착각하는 소리 없는 편안함이다. 나만의 콘텐츠, 문학 작품을 누가 봐준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을 남발하는지, 돈 없는 자가 콧대만 높아진다.

누가 알아주는 가. 누가 보기라도 하는 가. 플랫폼이 있음에도 무반응에 계정을 지웠다 생성하길 반복하는데 꾸준함의 인내도 없는 열정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파란이 존재함에 무한의 푸르름이 뻗어 간다. 있는 그대로 민낯이라 할지라도 그곳에서의 모든 것들은 안정된 도피처가 된다.

살은 점점 불어나는데 돈은 점점 줄어든다. 망상은 배가 되어 과도한 도파민의 이상만 찾아 다닌다. 매일 도피한다고 하늘에서 솟아나는 구멍이라도 기대하는가.

여정이라 함은 충동의 도피. 아무것도 아무말도 혼자 괴로워 하다 순간의 쾌락으로 현실을 피해 다닌다.


더는 답을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하지?


스스로 만들어 낸 마이너스의 소용돌이. 한번 빨려 들어가면 무아지경에 정신 못 차리고 잠시 빠져나왔다 한들 잠잠함이 사라짐을 인지 하지 못한다. 물질적 마이너스 보다 정신적 충동성이 삶을 망가뜨렸다.


파란의 이유는 명확하다. 삶의 민낯에 힘겨워 잠시 잔잔한 물결에 머뭄으로 막막함의 마이너스를 흘려보내게 하는 것. 충동은 마이너스 지만, 진자의 운동으로 플러스로 되돌아 온다. 충동적이라 몰랐던 진실의 댓가를 하나씩 깨우침이다.


진행 중이다. 완성이라 함은 거짓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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