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황무지
아무도 없는 공간
나의 감각이 깨어난다.
백지와 흑연이 함께 하여 시공간의 기억을 담아낸다. 기억은 휘발되어 어디로 사라질지 모르는 존재. 홀로 남은 곳에선 사라짐은 새로운 생성이다. 휘발됨의 인색함은 순백에 아무런 것도 남겨지게 하지 않는 것.
생동감의 순간은 혼자만의 기억 속. 누군가와 함께 나눔은 동기적 공감. 시각과 청각이 깨어 있들 어느 다른 생명체는 그것을 모른다. 조그마한 렌즈로 담아낸다면 언젠가, 어느 누군가에 발견됨의 가치로 발현되지 않겠는가.
달려 나간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지평선. 수평선이라 해도 어디가 경계인지 알지 못한다. 발을 가볍게 받쳐주는 도구가 있다면 경계가 어딘지 쉽게 찾아내겠지. 공간의 존재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단번에 알게 되겠지.
황무지라 홀로 있음에
막연한 기대가 나만의 주체성으로
하나씩 무언가를 만들어 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