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이라 할지라도
빠름. 시작이 곧 끝인 지점.
눈앞의 것은 거부하는 이상 세계가 진실이라 매일 되뇌이고 되뇌인다.
빠르게 앞서 달리는 나보다 먼저 골인 지점에 다다른 건, 보이지 않는 말 못 할 투쟁의 결과.
거북이는 치타라 하던가
달팽이는 숨겨둔 제트 엔진이 있던가
나무늘보는 깨움의 순발력을 감추던가
달려 나감의 섣부름은 어딘가 고장 나는 소리 없는 암살자가 항시 대기 중이다.
숨이 멎는 심박의 속도는 빨라지는 스스로 감당 못 할 것을 거부하며 내적 전쟁을 치른다. 선을 넘는 달려 나감이 아드레날린의 감각을 깨운다지만 육체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다툼.
결국, 평화를 선택하며 안정의 속도를 유지한다. 이미 수많은 전쟁에 지쳐버린, 그대로 주저 앉아, 고통의 시간이 그냥 지나가길 바라는, 평온한 속도를 기억에서 꺼낸다.
여러 전쟁은 동시다발적. 그럼에도 단하나의 승리를 쟁취함이 있어야 함이다.
속도는 지방을 녹인다지만 그 과정의 육체는 기능을 멈춘다.
지방은 속도를 녹인다며 느림의 인내를 참지 못한다.
둘의 전쟁은 어느 하나의 승리도 없는 가오의 패배다.
여러 영웅들의 기운은 초심으로 되돌린다.
멈추지 않음에 속도는 느리지만 가벼움의 점차적 상승과 숨겨진 속도는
지금 다시 시작됨이다.
혼자가 아닌 함께 함의 달려 나감으로 자만한 외로움은 겸손한 온기로 변모한다.
10km의 자만은 15km의 과부화였다
21km는 겸손의 속도를 알려줬다
절반이라 우스운 감각의 상실, 하나의 가득함은 절반의 두배.
과욕의 질주가 아니라
꾸준한 페이서가 되는
하나의 깨우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