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반복되는 백지의 지저분함
불필요한 것들이 떠나간다. 나를 짓눌렀던 잡스러운 것들. 자유를 갈망하는 형식 없는 자유로 나아간다.
백지의 공허함이라 검은 덧칠로 빼곡이 채워짐으로 반드시 필연적 과정이 아니다.
분침의 재촉
심박의 활발함
분주해지는 손이
전부가 아니라는 깨우침만 남아야 한다.
여백 없는 한페이지 가득한 검은 것들에서 오감의 움직임이 활발 할 수 없다.
휘발되는 강박은 날카로운 칼날 끝
둥글게 말리는 기억의 한덩어리는 있는 그대로 반죽되는 강력분이다.
한덩어리는 물질적 껍데기를 뭉치고 뭉쳐 더는 그 자체로 존재를 상실케 한다.
단하나의, 한계를 뛰어 넘는 이야기로 변모함이다.
매일 버려지고 또 버려짐에
1페이지의 완성은 10페이지의 버림
1줄의 완성은 100페이지의 버려짐이다.
마구 쑤셔진 너덜한 상처. 아물면 예민해지고 또 다른 상처로 또 예민해진다.
하나의 작품이라 함은 끝없는 버림으로 망망대해의 방황을 끊임없이 만들어 낸다.
글자가 아닌 백지의 지저분함을 사랑함이다.
예민함에 짓눌림에서 해방되는 순간을 매일 사유함으로 끊임없는 버림을 두려워 해서 안된다. 그 자체는 자신 만의 고귀함이자 절대로 놓쳐선 안되는 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