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마크루 급수대 자원봉사 후기

2026 동아 마라톤 30km 급수대 자원 봉사

by 삼삼

동아 마라톤이 끝난지 2일이 지났다. 30km 지점 급수대 자원봉사, 직접 뛴 건 아니지만 대회에 참가한 주자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게 되었다. 물론, 물밑 듯 밀려오는 주자들에 무한 급수 준비로 정신 없었다. 급수 자원 봉사에 응원까지 더해진 것.


엘리트, 선두 주자들이 지나갈 땐, 그들의 응원에 집중하며 급수의 여유가 있었다. 그룹이 형성되어도 10명 남짓이었다. 곳곳에서 응원 소리가 들리며 적막한 주로에 활기가 돋는 느낌이었다. 항상 영상으로만 보았기에 함께 응원하는 건 처음이었다. 잠깐 동안이지만 응원의 열기는 주자들의 힘과 열의를 뜨겁게 했다. 이 때 부터 주자들이 급격히 밀려오기 시작했다.

급수대 자원 봉사는 처음이라 급수대로 밀려오는 주자들이 얼마나 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하프 대회 나갔을 땐 그냥 무심결에 종이컵 만 낚아채다 보니 급수대에서 벌어지는 분주함은 알지 못했다. 나만의 레이스에 집중하여 아주 잠시라도 머뭇거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원 봉사는 상황이 바뀐 것. 급수대는 이미 워터밤 상태로 테이블이 물로 가득했다. 사전에 신발 덧신을 신지 않았더라면 신발이 젖어 엄청 찝찝한 채로 종이컵에 물을 채웠을 것이다. 이미 급수대 해본 사람의 이야기를 참고하여 덧신 제공 되었을 때 망설이지 않았다. 워낙 많은 주자들이 몰려와 주로를 빨리 정리해야 할 것 같은 상황이 연출되었다. 주자들이 몰려오는 것을 확인하며 주로를 정리하시는 분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후미 주자가 나타났을 땐, 서둘러 주변 정리에 동참했다.


30km 지점이 마의 구간이라 여기 저기 들은 이야기가 있었다. 30km 급수대를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 주자들의 어떻게 지나치는지 두눈으로 보려 함이었다. 대부분 아무런 문제 없이 지나쳤다. 몇몇 주자들이 근육을 풀기 위해 인도로 잠시 멈춰 섰다. 선두 주자들이 지나쳤던 순간은 후미 주자들을 바라 보며 점점 그들의 속도 속 이야기들이 눈에 들어 오는 듯 했다. 얼마 남지 않았다면 모를까, 응원하면서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을 차마 할 수 없는 순간도 많았다.

도로 통제 해제 시간이 임박 할 때 쯤, 남은 주자들을 태울 버스가 등장했다. 끝까지 피니쉬까지 달려가겠다는 주자와 도로 통제 시간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도로 해제 임박 시간까지 달리는 주자, 도로 통제가 완전히 해제 되었음에도 인도로 달리는 후미 주자들. 내가 맡은 급수대는 이미 솔드 아웃되어 정리되었다. 빠르게 주변 정리를 하고 후미 주자들이 끝까지 달릴 수 있게 응원을 열심히 했다. 러닝의 이유가 무엇인가. 기록을 위한 싸움,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지, 삶의 의미를 찾는 여정을 떠나는 등등 각기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하기에 풀코스 대회에 참가 했을 것이다.


풀코스를 뛴다는 것이 무엇인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매일 러닝을 하며 삶의 변화를 느끼고 대회에 참가하며 첫 풀코스 참가라는 자신감을 어느 정도 가졌다. 막연한 희망고문이 아닌 10km 부터 하프까지 서서히 거리를 늘리며 나만의 속도로 완주한 경험을 쌓았다. 풀코스는 다른 영역이지만 하프까지 완주하는 경험이 누적되지 않았다면 도전은 단지 막연한 열정으로 끝났을 것이다. 이번 자원 봉사에서 내던진 질문은 이번 김포 마라톤에서 대답이 나올 것이다.

선두 주자 부터 후미 주자 까지, 각기 다른 속도 지만 골인 지점으로 나아가는 목표는 동일했다. 그저 방법이 다를 뿐, 끝까지 완주했다는 건 동일하다. 어느 공동의 목표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라톤은 단지 러닝(running)이 아닌 삶의 러닝(learning)이겠다.


그들의 완주를 돕기 위한 급수, 30km 지점은 한계를 넘나 드는 시험대. 같은 물이라 할지라도 달려온 거리의 맛은 다를 것이다. 그만큼 42.195km라는 여정이 어디에서 느낄 수 없는 달달한 맛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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