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 끊지 못한 사슬, 4장
엄마는 집에 남았다.
“형제끼리 바람 좀 쐬고 와.”
말은 가볍게 했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시간을 알고 있다는 얼굴이었다.
해는 아직 높았지만
빛은 이미 노랗게 기울어 있었다.
제주의 바다는
여름이 끝나가고 있다는 걸
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알 수 있게 만들었다.
바람에는 짠내보다 먼저
서늘함이 묻어 있었다.
형은 말없이 차를 몰았다.
음악도 켜지 않았다.
나는 조수석에 앉아
파도가 보일 때마다
괜히 시선을 돌렸다.
낚시를 하자고 말한 건
내 쪽이었다.
형은 이유를 묻지 않았다.
제주 외곽,
사람이 거의 없는 바닷가에 차를 세웠다.
모래는 고르게 다져져 있었고
바위에는 오래된 소금 자국이 남아 있었다.
파도는 규칙적으로 들어왔다 나갔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았다.
형은 트렁크를 열어
낚싯대를 꺼냈다.
도구들이 바닥에 닿는 소리가
짧고 단단했다.
손놀림이 익숙했다.
“이거 좀 들어줄래.”
“응.”
나는 낚시 가방을 받아 들었다.
생각보다 무거웠다.
바닷가에는
낚시터라기보다는
그냥 오래된 쉼터 같은 분위기가 남아 있었다.
형은 익숙한 듯
자리부터 잡았다.
“여기 앉아.”
나는 형이 가리킨 바위에 앉았다.
바닷물이 튀지 않는 위치였다.
형은 말없이
내 신발이 젖지 않게
조금 더 안쪽으로 낚싯대를 옮겼다.
낚싯대를 조립하는 동안
형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나를 더 편하게 했다.
“낚시해본 적 있어?”
“없어.
비린내도 싫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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