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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Mar 19. 2024

나인. 누구도 믿지 못할 최고기록 달성!

" 혹시 선수시키실 건가요?"


처음엔 하루가 멀다 하고 매번 가는 ㅇ스핀 볼링장 여사장님께 한 달 정도가 지난쯤에 들은 말이었다.

 

그러다 자주 오는 볼링장 멤버들(주로 프로급 아저씨, 아줌마들)의 얼굴을 어느새 알게 되어 인사하는 사이가 되었고 그중 난 최연소의 나이란 걸 깨달았다.

물론 가끔은 어느 특정 학원이나 클럽(수원유스)의 코칭받는 어린아이들도 있었지만.


그리고 볼링을 시작한 지 세 달이 된 최근엔 집 근처 마이볼링장의 소속 프로님과도 어느새 아는 사이가 되었다. 며칠 전 우연히 볼링장에서 마주쳐 인사를 건네는데, 두 번째로 아빠와 같이 있는 날보곤 선수를 시킬 생각이냐는 질문이 날아왔다.


두 번 다 수줍게 우리 엄빤 아니다라고 대답했지만, 나의 마음엔 점점 더 볼링에 대한 뜨거운 미래 나의 모습을 그려보고  있는 상황인걸 아는지 모르는지.


지난겨울방학 때보단 자주 못 가고 강습도 받을 시간이 안되어 아쉽지만, 그날의 할 일들(주로 숙제들)을 미리 싹 끝내놓고 조르고 졸라 오는 볼링장은 내게 힐링의 장소요, 미래 꿈을 향한 열정을 불태우는 곳이 되어 있었다.




지난주는 감이 떨어지고 자세도 흐트러져 실망하고 조금 다르게 바꿔보고 동영상을 분석해 모니터링해 보았다.


그리고 오늘, 그냥 왠지 처음엔 라인을 잡아봐야겠단 생각에 몰두해 두 게임 정도 몸풀기를 하고 세 번째 판에선 느낌이 좋아 자신 있게 공을 던졌다.


그리고 이어서 나온 스트라이크, 더블, 터키!

세 번의 스페어처리에 200점이 넘은 점수! 그러고도 아직 더 남은 기회가 있었다. 지금까지 내 최고점수는 204점.

흡. 아쉽게도 마지막 기회를 충분히 더 살리진 못했다.

두둥!

그래도 드디어 예전 최고기록을 깬 215점!

너무 기분 좋아 볼링장 24번 레인 앞에서 점프하며 뛰어올라 환호성을 질렀고  엄마에게 달려가 하이파이브를 했다.


회사에 있는 아빠에게, 부산할머니에게, 절친 원이에게 점수판 인증사진을 마구 보냈다.

이날 하루는 그냥 모든 게 기분 좋게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며 달콤한 솜사탕을 먹는 느낌으로 보낸 것 같다.


내 볼링 기록은 이제 과연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가.


시샘하는 겨울이 꽃샘추위를 보내고 있지만 어김없이 집 앞 잔디밭엔 봄꽃이 얼굴을 내밀듯 곧 올 것이라는 강한 예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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