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놀이터 26
그림자 아이, 고슴도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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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아이
하루에 100여 회 CCTV 열일에도
열두 살 그 아이는 찾아내지 못했다
병원도, 유치원도 학교도
가 본 적이 없는 아이
스위트홈에 버려진 현대판 늑대소년
반려견 성대 수술 그보다 더 잔인한
웃음과, 물음이 소거된 채
있는데 없는 아이
문명화된 시대에 살고 있다고 자부하는 오늘날에, 저렇게 12년 동안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채 방치된 아이들이 있다는 뉴스 보도는 놀라움을 넘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지구촌 어느 곳에서는 자신들이 원하는 뭔가를 얻기 위해 아이들을 인질로 잡고 있다는 뉴스도 우리를 슬프게 한다.
해서는 안 될 일, 하지 말아야 하는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난다. 그 피해를 아이들이 받는다. 그런 사태를 지켜보며 그저, 기도할 뿐이다.
고슴도치 딜레마
그이의 키워드는 주춤과 망설임이다
다가가지 못하고 돌아서지 못한 생이
그 자리 붙박인 채로
자서전은 완성된다
삶이 주춤주춤과 머뭇머뭇 그 사이에 있다. 그 지점들에 찍힌 무수한 발자국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주춤주춤, 머뭇머뭇의 순간에도 심장은 뛰고, 아니 더 빨리 뛰고 있으니까.
#그림자 아이
고슴도치 딜레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