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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법모자 김시인 Jan 02. 2024

쉼터@놀이터 27

금봉암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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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봉암의 풍경들




금봉암 가는 길


지난 여름 수해로 뾰족해진 길들이


어딜 가냐 왜 가냐 자꾸 세워 묻는다


근방의 사과나무도 한 편임이 분명하다


초록 마당 징검돌 쭈뼛대는 속내 읽고


둥글게 빚은 마음 먼저 내어놓고


금당도 풍경화 몇 점 품 안에서 꺼내준다


가고 없는 선사의 음성을 따라가며


어디쯤에 닿았을까 법당에 앉은 저들은


고요와 한덩이가 된 부처들이 앉아 있다


화두도 참선도 모르는 낯선 이에게


쉬었다 가라 부르는 마당가 의자 하나


뾰족한 길들의 물음에 답 하나가 생겼다



불교에는 시절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경북 봉화에 있는 금봉암은 고우 대종사께서 생전에 머물던 곳이다. 그곳과 인연이 닿은 시절인연에 감사할 뿐이다. 생전에 뵙지 못한 그분의 말씀을 유튜브 영상을 통해 가끔 듣는다.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화두도 참선도 잘 모르지만, 삶이 곧 수행임을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경북 봉화

#금봉암

#고우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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