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부일체
군사부일체
임금, 스승, 아버지는 일체, 즉 한 몸과 같이 하나이다라는 뜻인데, 유명한 오언전구를 모아놓은 시집인 추구에 나온다.
천지인삼재
군사부일체
천지위부모
일월사형제
이 말의 어원은 춘추전국시대 역사서인 국어에 나오는데, 간략하게 번역하면 사람은 세 명으로부터 태어나 살아가는 것이니 섬기기를 동일하게 하라. 부모는 낳아주시고, 스승은 가르쳐주시고, 임금은 먹여주시니, 부모가 아니면 생기지 못했을 것이며, 먹지 않으면 자라지 못했을 것이며, 가르침이 없었다면 알지 못했을 것이니 낳아주심과 한 가지이다.
할머니께서는 어렸을 때 흰 쌀밥을 이밥이라고 하셨는데, 나중에 수능 사탐 강사분으로부터 이밥의 어원을 듣게 되었다. 태조 이성계 시절 과전법을 통해서 고려말의 수많은 소작농 들이 자영농이 될 수 있었고, 이 때부터 이씨 왕조의 밥이라고 해서 이밥이라고 불렀다고 하는 설이 있다고 한다.
군사부일체에서는 스승을 역할을 가르침으로 부모의 역할을 태어나게 해 주는 것으로 한정하고 있지만, 부모의 역할이 오로지 보육이나 양육에만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최근에 이 부분에 집중해서 가르치는 부모로서의 역할을 분석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부모가 같은 시간을 투입해 자녀를 가르치더라도 인적 자본의 수준이 높은 부모를 둔 자녀가 더 높은 수준의 인적 자본을 달성할 수 있다는 거다. 다르게 표현하면 자녀가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이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 인적자본 수준이 높은 부모가 자녀에게 더 많은 인적자본을 축적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 연구는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된 것이 아니라 모델링을 통해서 진행된 것이기 때문에 다소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이런 류의 연구들은 관련 데이터를 찾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계량화를 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모델링을 통한 분석이 어느 정도 허용되기도 한다. 최선을 못하니 차선이라도 추구한다고나 할까.
그러면 이 연구에서 우리가 얻어갈 건 뭐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인적 자본이 대를 건너 세습된다는 점이다. 안정화된 사회에서 인적 자본을 쌓을 수 있는 주요 방법은 교육인데, 금전 교환을 매개로 한 학원 외에 부모로부터 양질의 교육을 추가로 받을 수 있었던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에는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연구에서 주목했던 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인적 자본의 수준과 고정적인 미래 현금 흐름 사이에는 양의 상관 관계가 있다는 것을 고려해본다면, 높은 인적 자본을 통해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던 부모세대가 교육을 통해서 자녀세대들도 안정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해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소득불평등이 대를 건너 고착되는 건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지만, 부모가 자녀에게 교육을 하고 싶어하는 건 ‘진심’이라 막을 수도 없고, ‘진심’을 다한다면 부모세대의 인적 자본이 소멸되지 않고 자녀 세대로 잘 전달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순기능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