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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통한 부의 세습 2.

자녀들은 정상재인가? 열등재인가?

by Staff J

내 지도교수는 경제학을 제약 하의 선택이라고 정의했다. 경제학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보다는 다소 넓어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저 정의를 더 좋아한다. 경제학의 범주에는 심지어 동물들의 할인율을 구하는 분야도 있으니 말이다.


미시계량 수업을 들을 때였다. 교수님께서는 학부 시절 배운 경제학 주요 개념들이 어떻게 검증되는지 실제 데이터를 가지고 가르쳐 주려고 하셨다. 첫번째 질문부터가 다소 도전적이었다.


자녀는 정상재일까? 아니면 열등재일까?


정상재의 정의가 소득이 늘어날수록 소비가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니깐 소득이 늘어날수록 자녀의 수가 많아지면 정상재이고, 자녀의 수가 줄어들면 열등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자녀는 열등재라는 결과가 나왔다. 즉, 소득이 늘어날수록 자녀의 수가 적어진다는 것.


그런데 정반대의 결과를 얻은 연구도 있다. 즉, 자녀가 정상재라는 결론을 얻은 연구인데, 여기서는 자녀의 수가 아니라 자녀를 양육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대상으로 했다. 즉, 소득이 많을수록 자녀를 양육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더 많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자녀는 정상재라고 보았다. 우리 나라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교육열이 높은 것을 보면 두 번째 연구와 비슷한 결과를 얻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교육에는 세 가지 필수요소가 존재한다. 가르치는 사람, 배우는 사람, 그리고 교육내용이다. 여기서 가르치는 사람을 장소를 기준으로 좀 더 분류해 본다면 학교에 계신 선생님과 학원에 계신 선생님, 그리고 집에 있는 부모님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학교에 계신 선생님들께는 직접 대가를 지불하지는 않고, 부모님의 경우에도 지불한다는 게 어불성설인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 대부분의 교육비는 학원에 계신 선생님들께 지불되고 있을 거다.


부모로서 사교육비가 부담이 되기는 하는데, 사교육만 따로 떼어내서 본다면 난 필요하다고 본다. 사회과학의 결론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우리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과 거의 아는 것을 구분해야 하는 것처럼, 정도의 문제를 당부당의 문제로 치환하려는 시도는 지양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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