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랭과의 만남>, 그레이엄 그린 단편집 / 현대문학사
“사람은 물질적인 것에만 배고프고 목마른 것이 아니다.”
요즘 세상은 탐욕이 난무하는 물신주의와 전부 남의 탓으로 돌리고 비난하는 풍조가 지배적이다.
왜 사는가? 자신에 대해 묻고 삶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게걸스러운 문화에 휩쓸리고 만다.
우리는 살면서 정말 내 문제는 뭔가를 생각하고 반성해야 한다. 세상에 선의 길을 열어줄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할 일이다.
젊은 시절 책을 읽고 관심을 갖게 된 작가를 주인공이 나중에 우연히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성탄절 자정 미사에서 작가를 알아보고 인사를 나누다가 집으로 초대받는다. 포도주와
브랜디를 마시며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신앙의 품성을 가진 작가의 내면을 통해 자신의
영혼이 신앙의 세계로 기울고 싶어 하는 걸 깨닫는다.
비록 신앙을 가지면 양심의 가책이 지나치게 예민해지는 질병에 걸리게 된다는 경고를 듣지만···
20세기 중요한 소설가인 그레이엄 그린의 단편집을 발견하자 반가웠다. 거실을 작은 도서관으로 꾸민
찬정 어머니 집은 갈 때마다 새로운 책들과 만날 수 있게 해 준다. 책을 펼쳐서 흥미 있는 부분을
훑어보다가 단숨에 읽었다.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문학적 기교나 묘사가 아니라고 작가는 말한다.
'말을 잘 골라 썼는가?'
'인물이 살아 있는가?'
그림을 그릴 때도 내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글쓰기는 모든 예술 중 가장 사적인 것이라는 말이 가슴에 확 들어왔다. 개인적 경험과 은밀한 생각까지 아무런 제약 없이 드러나기 마련이니까.
“그의 모든 신조는 '이게 진실인가, 진실이 아닌가?'라는 대답에 관련되어 있다."라는 문장에서 결국 '진실'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모랭'이 프랑스 작가로 나오는데 실제 모델이 프랑스와 모리아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파스칼의 영향을 받았고 인간 심연의 탐색가라는 모리아크의 작품은 아직 번역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가톨릭 신앙으로 영혼을 매료시킨다는 평이 있다.
인간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파악하려는 그레이엄 그린의 사적인 세계가 어쩌면 모리아크와 통하지
않았을까?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 혼자서 발견의 기쁨도 맛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