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는 달

저항하려 하지 말고 나를 받아들이기를...

by 명규원

11월과 12월의 경계는 찬 공기로 분명해졌다.

어제 아침은 밝아지지 않은 채 거센 비바람을

몰고 오다가 오후부터 그쳤다. 비는 음악적이면서

불협화음 같은 존재로 이것저것 다 뛰어넘어,

다른 무엇보다도 강인한 존재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이제 낙엽과 아름답게 노을 지는 11월의 부드러움,

그 온화한 미소를 볼 수 없게 됐다.

오늘은 막을 수 없고 결국 스며들고야 마는 비처럼

겨울을 받아들여야 했다. 아침에 이불속에서 나오는데

평소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바람 소라와 쌩한 냉기

때문에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조용히 흘러가던 시간이 한 해를 보내면서 분주해질

것이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들이 생기고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도 새로이 다져야 할 때이다.

인디언 체로키족은 12월을 '세상에 없는 달'이라고

부른다. 대림절과 성탄절이 갖는 의미를 다른 문화에서

환기시켜주는 것 같다. 공기 중 온갖 불순물이 가라앉는

겨울은 밤하늘, 특히 달을 찍기 좋은 달이라고 한다.

먼 옛날 동방박사들이 별을 찾아 떠난 것도 다 이유가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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