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있으면 더 바랄 게 없는데, 아무것도
오늘은 당신이 세상을 떠난 날이야.
병원 밖을 나와서 하늘을 보는데 참 맑은 거 있지. 내 모든 것이었던 당신이 떠나갔는데 세상은 너무 똑같은 거야. 그래서 너무 허무했어. 내 세상은 사라졌는데 이 세상은 여전하다니.
당신의 마지막 문장은 ‘난 사랑받았어’ 였잖아. 생각해 보면 사랑받은 건 나야. 당신에게서 소중하고도 고귀한 사랑을 받았지. 이제껏 모르고 있었어. 내가 준건 당신이 준 사랑에 비하면 귀여운 당신의 손톱만큼이나 작을 거야. 못난 나를, 내 집을 모든 것을 품어주고 사랑해 줘서 고마워.
소중한 건 잃고 나면 깨닫는다고 하잖아. 이전에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뼈저리게 느끼게 되네.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가지 당신 없는 삶을 살 순 있을까 두려워. 집에 돌아가면 모든 게 제자리에 있을 텐데 당신만 제자리에 없어. 그 허전한 공백은 집안을 가득 채울 텐데 그 빈자리의 슬픔은 아마 내 눈물로 가득 찰 거야.
사랑을 더 많이 주지 못해서 미안해 내 사랑.
나에게 너무나도 완벽한 내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