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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ive Apr 06. 2021

몬태나에서 가마솥 요리란?

2017.3.-2020.8. 3년 반의 몬태나 생활 이야기

Life is best when you're camping.


몬태나에서 캠핑을 많이 다니면서 더불어 캠핑 요리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라면, 계란과 베이컨, 햄 볶음밥, 삼겹살 등등 캠핑장에서 먹으면 뭐든지 맛있다. 많은 음식을 캠핑장에 가져 가 보기도 하고 해 먹어 보기도 했지만 아직도 가끔 생각날 정도로 맛있게 먹었던 음식은 바로 가마솥 요리였다. 


한국에서도 가마솥 요리를 자주는 못 접해 봤다. 어릴 때 시골에서 몇 번 보고 어른이 되고 나서는 미니 사이즈의 가마솥 밥을 식당에서 먹어 본 기억이 전부인 것 같다. 그런데 몬태나에 웬 가마솥? 보즈만에서는 딱 하나밖에 없었던, 귀하디 귀한 가마솥을 가지고 계셨던 분은 한인회장님이신 허 박사님. 예전에 아는 후배님이 몬태나로 올 일이 있었는데, 오기 전 "한국에서 뭐 가져갈 거 있나요?" 물으셨단다. "아무것도 필요 없어. 꼭 하나 필요한 것이 있다면 가마솥인데..." 그렇게 농담으로 대답을 하셨다고. 


결과는? 진짜로 그 무거운 가마솥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서 짊어지고 오신 후배님! 허 박사님께서도 깜짝 놀라셨다고 한다. 멋진 선배님과 후배님 사이이다. 그렇게 가지고 오신 가마솥은 허 박사님의 단골 캠핑 요리 장비가 되었다. 허 박사님께서는 매 주말 캠핑과 낚시를 즐기시고 늘 자연과 함께 하시는 그야말로 몬태나인! 캠핑을 하시거나 가마솥 요리를 하실 때면 우리 가족에게 "언제든 웰컴!"이라고 해 주셨다. 덕분에 몬태나 여기저기 캠핑하시거나 낚시하시는 곳에 찾아가서 다양한 가마솥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가마솥 요리의 진수를 맛보았었던 첫 번째 경험은 하얄라이트 저수지 근처에서 이루어졌다. 이 날은 꽤 많은 한인분들도 함께 하셨다. 일단 시작은 가볍게(?) 닭백숙, 그리고 칼국수. 가마솥에서 푹푹 익은 닭고기는 정말 부드럽게 느껴졌다. 닭고기에 국수까지 먹고 나니 배가 불렀다. 그다음 음식을 먹으려면 일단 소화를 먼저 시켜야 했다. 


하얄라이트 저수지 근처에는 하이킹을 할 수 있는 트레일이 정말 많다. 허 박사님께서는 트레일 안쪽으로 멀리 하이킹해서 가면 야생 부추가 자라고 있다고 하셨다. 부추를 뜯어올 수 있다면 준비해 온 부침가루로 부침개를 해 먹자고 제안하셨다. 몇 시간이 지나고 하이킹을 다녀오신 분들의 봉지 속에는 거짓말처럼 부추가 한 가득 담겨 있었다. 


그다음 대기하고 있던 메뉴는 직접 잡은 트라우트(송어) 두 마리와 부추 부침개. 닭고기 배와 물고기 배는 따로 있었던 것 같다. 배가 불렀음에도 모든 음식은 뱃속으로 잘 들어갔다. 가마솥 뚜껑을 뒤집어서 지글지글 굽는 부침개는 입으로 먹기 전 소리로 먼저 먹는 재미가 있었다. 



점심에 시작한 모임은 어느새 저녁으로 향하고 있었다. 저녁 시간이 다가올 무렵 불렀던 배도 조금 들어간 것 같았다. 그리고 더 맛있는 메뉴가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삼겹살에 신김치. 오늘 하루 동안에  육, 해, 공이 총출동을 했다. 가마솥 뚜껑은 다용도 프라이팬이었다. 삼겹살은 기름이 많아서 더 잘 구워졌다. 신김치도 같이 볶으니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이 탄생을 했다. 


마지막 마무리는 역시 볶음밥! 밥을 먹어야 진짜 먹은 거라며 흰쌀밥을 넣고 볶은 후 계란까지 하나 위에 깨뜨려 놓으니 화룡점정이 되었다. 배가 불렀지만 "배 불러서 못 먹겠어요."라는 말은 안 나왔다. 대신 "배 불러도 계속 먹게 돼요."라는 말만 나올 뿐이었다. 가마솥 요리의 진수를 맛 본 날 육해공은 모두 우리들의 뱃속으로 들어가서 빙그레 미소를 짓고 있었다. 


가마솥 요리는 닭고기, 물고기, 돼지고기면 더 이상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딱 하나가 더 있었다. 다시 맞은 몬태나의 여름날, 허 박사님께서는 "가마솥 해물탕 안 먹어봤죠? 먹고 싶으면 빅스카이 가는 쪽 캠핑장으로 오슈."라고 연락을 해 오셨다. 한국에서도 안 먹어 본 가마솥 해물탕이 궁금했다. 우리 가족은 당연히 "무조건 가겠습니다." 대답을 했다. 


캠핑장에 도착을 하니 정말 많은 해물들을 준비되어 있었다. 박사님께서는 코스트코에서 각종 해산물을 손수 다 사 오시고 양념도 모두 준비해 오셨다. 홍합, 게, 오징어, 대구살, 새우 등등. 바다가 없는 몬태나였지만 있어야 할 해물은 다 있고 없을 건 없었다. 해물탕 양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춧가루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된장. 허 박사님께서는 해물탕에는 된장을 꼭 넣어야 한다고 하시며 크게 한 숟가락을 넣으셨다. 역시 음식을 제대로 아시는 분이셨다. 


귀한 대파도 뚝뚝 잘라 넣으시고 자잘한 해물을 먹는 맛도 있어야 한다며 해물 믹스도 한 봉지 넣으셨다. 가마솥 뚜껑을 덮고 끓이니 무거운 뚜껑 압력으로 인해 오래 끓이지 않았는데도 잘 익은 해물탕이 완성되었다. 건져 먹을 해물이 너무 많아서 밥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가마솥 해물탕은 또다시 잊지 못할 우리 가족의 캠핑 요리가 되었다. 


몬태나 한인회장님 덕분에 몬태나의 이곳저곳 다양한 캠핑장도 구경하고 맛있는 맛있는 가마솥 요리도 맛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못 먹어 본 가마솥 요리들이었다. 사진으로 보니 다시 군침이 돈다. 허 박사님, 감사합니다. 정말 맛있었어요.  


결론: 몬태나에서 가마솥 요리란? 그냥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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