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의 나.
스스로 너무 못났다며 자책하며 살았다.
주변에서는 잘 살면서 왜 그러냐며 기준을 낮추라고 했다.
하지만 여기서 더 낮추면 바닥인데...
주변에서는 괜찮다 했지만 내가 안 괜찮았다.
내 안에 가진 것이 없다는 생각이 항상 있어서인지 그런 말이 들어오지 않았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아닌 내 안의 충만함과 행복감이 느껴졌으면 했다.
스스로 만족을 왜 못하는 걸까?
내가 너무 기대가 높은 건가?
내 삶에 내가 기대하지 않으면 누가 하지?
'그래! 주변에서 그렇게 말하니 놔보자.'라고 생각도 했지만 놓은 것이 없었다.
그만큼 바닥이었음을 나만 알았다. 내가 바닥이라는 것을.
내 안에서 계속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즐겁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정말 세상이 회색으로 보이고
먹어도 별 맛있는 것도 없었다.
선택권이 주어져도 별로 선택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선택을 못하는데
제일 중요한 것을 선택해야 하는데
그런 사소한 선택은 별 의미가 없었다.
항상 주변에 질질 끌려 다니면서 과하게 말하면 좀비처럼 살았던 것 같다.
분명 즐거운 날도 있었고 추억할 때도 있었지만
나는 나를 찾아야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나를 잊고 산 세월이
나로 포기하고 산 세월이 너무 길어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확실한 방법만 알면 정말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절실했다.
그러다 책을 잘 읽어보자는 생각이 훅 들어왔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이리저리 하다 ‘건율원’이라는 사이트가 보였다.
사이트에 쓰여 있는 문구가 나를 확 잡아끌었다.
'나로서, 나답게, 내가 되는 학교'
나를 찾아야 한다고 내 안의 외침이 여기로 끌고 온 것 같았다.
가끔은 뚜렷하게 느껴지지 않을지 몰라도
삶이 '우리에게' 우연히 일어나는 게 아니라
‘우리를 위해’ 일어난다고 믿어야 한다.(주1)
고민하지 않고 저지르는 내가 그것을 보고 와닿아도 바로 연락하지 못했다.
나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나'라는 사람이 정말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면 나는 어떻게 하지?
두려움이 너무 컸다.
한 달을 고민한 것 같다. 사이트에 메시지를 남기고 기다렸다.
다음 날 오전에 전화가 왔다.
차분하지만 밝은 목소리가 전화기로 전해졌다.
얼굴 보고 이야기하고 싶으시다고 그래서 다음날 오전에 약속을 잡았다.
지담선생님과의 첫 만남이다.
어쩌면 완전 우연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우연이 아닌 게 확실하다.
나의 욕구하는 마음이 지담선생님을 끌어당겼다.
훅 들어온 그것을 지나치고 그냥 살았다면 1년 전과 마찬가지로 그냥 회색 마음으로 살아갔겠지.
우연을 가장해 오는 기회를 내가 잘 잡았기에 '지금의 나'가 있을 수 있었다.
내 안의 소리를 잘 들어주고 독서를 시작한 스스로에게 무한히 감사한 마음뿐이다.
주 1> 돈의 본능, 토니로빈스,피터멀록, 알에이치코리아, 2021.
1년전의 저와 같은 마음인 분들은 인문학 에세이에 오셔서 지담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저와 같이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