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행복은 마음속에 있는 것

무엇이 진정한 행복일까?

by 남재 이진주

창밖에는 초록초록한 여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나는 오래전부터 비가 오는 날이 왠지 좋다.

빗소리가 들리는 조용한 카페에 가고 싶다.

비가 오는 날은 왠지 센티해지고 가슴이 뛰는 설렘으로 지낼 수 있어서 좋아한다.

나는 내게 주어진 행운 같은 오늘 하루도 어떤 삶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상념에 잠겨보고 싶다.

“진정 행복한 삶을 위해 기도 하라”는 카피를 읽었다.

세상은 언제나 나를 흔들어 혼란스럽게 한다.

해가 뜨고 맑은 날이기를 바라면서도 어느 날은 오늘처럼 비가 오는 것을 좋아한다.

꽃이 지고 난 후 초록으로 자라난 풀잎에도 빗방울이 떨어져 뒹구는 모습이 참 흥미롭다.

어릴 적에 툇마루에 앉아서 초가지붕 처마 끝으로 맺혀 떨어지는 빗방울을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울컥하는 마음을 가진 적도 있었다.

날마다 푸른 날이 될 수 없기에 어릴 적부터 상념의 깊은 곳에서 사색하는 습관이 길러졌는 것 같다.

비가 오는 날은 그리움도 따라오고 오랫동안 잊고 지내던 빛바랜 추억들이 다시 회상되기도 했기에 지금 나는 분명 진정 행복하지는 않은가 본다.

그렇다고 가난에 찌들고 삶의 방향조차 알 수 없었던 청소년기와는 다른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심령 깊은 곳에서는 공허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왠지 다시 읽어보고 싶은 고전이 되어버린 헬렌켈러의 자서전을 만나게 되었다.

“사흘만 볼 수 있다면”헬렌켈러의 자서전을 읽으며 나는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는 행복한 사람임에도 나도 별수 없이 저급한 가치관을 갖고 있다.

세상이 온통 초록초록한 요즘 곳곳에는 흥미를 끄는 각종 축제와 왁자지껄하게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것들을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다면 무엇을 생각하겠는가.

매일매일이 어두운 암흑이었고 고요와 적막이 평생을 채워간다면 무엇을 먹는다고 무엇을 입는다고 무슨 의가 있을까.

비가 오는 소리도 들을 수 없고 해가 뜨고 지는 것도 알 수 없다면 그에게는 진정한 행복은 없는 것일까.

평생을 쉬지 않고 뛰는 심장은 우리와 매 한 가지인데 그의 마음에는 우리와 똑같은 무한한 감성과 느낌이 있을 텐데 그는 무엇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

그러나 감사하게도 헬렌켈러에게는 감각이 살아있었다. 손으로 세상을 보고 손으로 소리를 들으며 손으로 말할 수 있었으니 우리처럼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하는 것보다 훨씬 풍요롭게 느낄 수 있는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이었을 것이다.

만일 내가 단 사흘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가장 보고 싶은 게 무엇일까?는 질문을 던져본다.

세상을 사흘만 볼 수 있다면 내 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무엇을 우선하여 그 사흘을 보내야 할까?

이 책을 동네서점에서 주문하여 구입하게 된 것은 요즘 내가 살아가고 있는 시간에서 사소한 것에 마음을 쓰게 되고 마음이 다치게 되는 미성숙한 저급한 사람이 되어 가고 있는 듯 해서다.

모든 역경과 고난을 나에게는 최고로 고통스러운 날이었다고 힘들어했지만 진정 남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알고 싶었던 것일 게다.


난 축축한 오늘 아침에 측은한 모습으로 또 한권의 책을 펼쳐보고 있다.

참다운 행복이란 주님으로부터 오는, 주님이 주시는 기쁨이라고 쓰여 있는 책을 펼치게 된다.

내가 임직을 하던 날 큰사위가 내게 건네준 “성어거스틴의 기도”라는 책이다.

목사인 그가 나에게 이 책을 골라서 내게 전해 준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진정 행복한 삶을 위해 기도하라”는 카피를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면 무엇이 진정한 행복일까?

책에서는 “진정으로 행복한 삶은 자기가 원하는 것도 아니요, 가정의 행복도 아니며, 자식들이 훌륭하게 되어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도 아니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물론 이런 것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 자신의 건강과 우정, 부와 명예를 위해 기도하는 것, 사랑하는 가족들의 무탈과 즐거운 하루하루가 행복일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하나님의 전에 거하는 것이 참다운 행복이요 최고의 선이라고 말하고 있다.

세상이 구하는 가치보다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고 한다.

성 어거스틴의 고백 같은 기도형식으로 쓰인 이 책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찬양하며 신앙을 통한 기독교의 이해와 공의로우신 하나님을 향하는 삶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아주 오래된 고전이나 성어거스틴이 어머니의 신앙으로 양육되고 자라면서 인간이 추구하는 진정한 삶을 통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목사 사위가 내게 이 책을 주는 것은 나도 기독교인으로서 아직 온전히 깨닿지 못한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기원해 주는 의미에서 였을 것이라고 믿는다.

며칠 동안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신앙고백을 하는 심정으로 읽게 되었었다.

사람들은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유익하고 자기에게 맞는 것들을 얻게 되었을 때 행복하다고 한다.

인간적인 욕망은 진정한 자유와 부와 명예를 우선으로 한다. 진정 소중한 가치는 존중과 배려 신뢰와 섬김이라는 것을 망각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어느 곳에서나 평화가 있고 겸손과 평안과 위로가 넘치기를 기도하게 된다.

너무 예민하게 살지 않기를 바라며 내게 비춰주는 햇살에 감사하고 소리 내어 내리는 여름비에도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면 이렇게 푸르른 날에 최고의 행복일 수도 있다.


비가 하루 종일 내릴 것 같다.

오늘 아침에 우리 예쁜 손녀딸이 다리를 다쳐서 유치원에 가지 못하고 우리 집에 와 있다.

한쪽 발에는 장화를 신고 한쪽 발은 깁스를 했다. 어린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겨서 마음이 편치 않다.

사소한 부주의가 여러 가지 생활에 지장을 주었으니 이 아이도 점차 자라면서 교훈을 얻으리다 생각한다.

아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 오자마자 “할아버지, 티브이 틀어줘!”한다.

마냥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 아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행복한 순간이다.

손녀딸은 마법의 빗자루가 나오는 만화에 빠져있다. 내가 가까이 가서 불러도 반응을 하지 않는다.

나도 잠시 화면을 보다가 문득 “마법의 빗자루”가 나에게도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법의 빗자루가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니 어린아이처럼 마음이 확 트이는 듯했다.

꿈과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며 아름다움이 있는 그곳에 다다를 수 있는 희망이 있다는 것은 어린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선이자 행복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구속당하지 않는다는 것은 참 자유를 갈망하는 자들의 최고의 행복일 것이다.

어떤 이에게는 마음껏 풍류를 즐기고 두려움 없이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행복일 수도 있다.

부족함을 채울 수 있다면 모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탐욕으로 점철된 사람이 아니기를 바람도 어쩜 선일 수 있으니까.


어제는 모 대학에서 비학위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와인이야기”라는 수업에 참여했다.

여기저기에서 각자 다른 삶을 살다가 모인 20여 명의 수강생들의 면면을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각자 작은 즐거움과 행복을 찾아 여기 오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나도 친구랑 함께 참여하게 되었으나 늘 새롭게 느껴지는 예상치 않은 환경에서 얼떨떨한 기분이었으나 금새 동화 되었다.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의 재치 있는 교수법에 감동을 받았다.

술을 잘 못 마시는 나에게 와인이야기는 처음처럼 흥미를 끌었다. 수업시간에 시음을 하고 느낌을 나누는 시간에도 나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와인의 종류와 등급, 향미와 느낌은 다양하고 제각각일 수 있으나 무언가를 새롭게 배운 다는 것은 모두에게는 작은 행복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마치 마법의 빗자루를 타고 미지의 세계로의 여행 같은 것이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여 주었고 불그스레 술기가 오른 얼굴에서는 친밀함이 달려들었다.

그렇구나, 누군가 겪고 있는 아픔이나 상처는 나에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는구나.

진정한 행복이란 자기가 느끼는 감정에 충실하고 그 느낌을 온몸으로 뒤집어쓸 때 알게 되는 신기한 것이라는 것도 알게 해 준다.


누구나 “행복”이라는 단어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행복은 그냥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아야 하는 네잎클로버 같은 것이다.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면 행복은 그렇게 소중한 가치는 아닐 것이다.

나를 낮추고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신뢰를 쌓아갈 때 겨우 행복의 문은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살아가면서 흔히 놓칠 수 있는 것은 상대를 진심으로 마음에 담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행복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는지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모든 행복은 자신이 가슴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고 영혼에서 피어나는 기쁨일 것입니다.

내가 불행하다고 느낄 때 행복은 더 멀어져 가는 속성이 있다.

오늘도 “나는 행복합니다.”라고 말해 보는 것이다.


주님,

나의 마음을 보시고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옵소서

내게 행복이신 주님,

내가 잘 모르오니

내 마음을 살피시어

가증하고 불결한 감정을 씻어주시고

나로 새롭게 하시어

내 몸을 수렁에서 건져내소서

나의 외적인 삶이나 내적인 삶에서

주님을 떠나 있지 않게 하소서

내게 참다운 행복을 아는 기쁨을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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