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연륜과 경륜 사이

과거를 사는 사람/ 미래를 사는 사람

by 유진 박성민

과거 소 잡던 시절 잊지 못하고

듣기 지겨운 상대 아랑곳하지 않고

내가 전교 몇 등이었는데

우리 아버지 직업이 뭐였는데

우리 집안이 어떤 집안이었는데

우리 형제자매가 어떤 사람인데

내가 어느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내가 어느 대학을 나왔는데

내가 어디 박사인데

내가 어떤 전문가인데

내가 어떤 직업인데

내 나이가 몇인데

내 경력이 몇 년인데

‘내가 누구인데’ 하며

현재를 살지 못하는 사람


연륜에 맞는 경륜을 가져야 할까

경륜에 맞는 연륜을 가져야 할까

천재가 경륜(徑輪)을 이기지 못하고

경륜이 연륜(年輪)을 이기지 못한다지만

통찰이 깊어지며 품이 넓어져야 하는

나이듦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의 결론

사람은 살아내면 살아낼수록 연륜과 경륜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