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흰 무명 파도 위에 남은 약속>

오늘의 무게, 멈추지 않는 맥박의 요동

by 숨결biroso나

흰 무명 파도 위에 남은

멈추지 않는 맥박의 요동,
흰 무명 파도 위에 남은 약속



흰 무명 파도 위
선혈로 찍힌 붉은 인장 하나

기미년 시린 땅을 뚫고
진눈깨비 대신 타오르던 백색의 해일


달력 위 국경일이라는
빛바랜 쉼표 아래
여태 잦아들지 않은 맥박의 요동

칼바람 정면으로 마주한
매화의 꼿꼿한 숨

박제된 역사 너머
비로소 마주한 무구한 들판

오늘의 고요한 평화 속
발끝 고쳐 세우며 던지는
오래된 물음

나는 무엇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

3월, 멈추지 않는 맥박
흰 무명 물결 속에 새겨진 붉은 약속




언 땅을 비집고 나온 건
질긴 뿌리의 아우성이었다.


정월의 보름달이
낮게 내려와
흰 옷자락 끝에 맺힌
서슬 퍼런 잔상들을 핥는다.


굽이진 고개마다
차마 뱉지 못한 침묵은
달빛 아래 거대한 옹이가 되어 박히고


나는 무엇을 위해
이토록 시린 허공을 향해
기어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


부럼을 깨물 듯
겨울의 외피를 부수며
발등 위로 번져가는
동트는 새벽의 실핏줄


짓밟힌 풀등이 일어서며
달을 향해 읊조리는 고백


나는 진정 무엇을 위해
마지막 남은 숨 한 줌까지
이 땅의 심장 소리에 보탤 수 있는가.




오늘의 무게, 다시 숨 쉬는 기억



3월의 공기는 늘 조금 다르다.
아직 겨울이 완전히 물러나지 않았는데도
어딘가에서 먼저 봄이 숨을 고르는 기척.

거리는 평온하다.
그러나 그 속에도
누군가의 발걸음이 남긴 떨림이 있다.

우리가 걷는 길 아래에는
이름 없이 스쳐간 수많은 목소리가
숨처럼 눌려 있다.

그날의 외침은
한순간의 함성이 아니었다.
하나의 떨림이
또 다른 이의 심장으로 건너가
끝내 물결이 되었던 시간.

그래서 3월은
기념일이 아니라
자세를 바로 세우는 계절이다.

누군가는 펜을 들고
누군가는 침묵을 거부하고
누군가는 끝내 고개를 들었다.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외면하지 않는 마음 하나.

흰 무명옷자락이 바람에 흔들리듯
양심은 언제나 가볍게 흔들리지만
결정적인 순간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오늘 우리는 묻는다.

세상이 조용할 때에도
나는 깨어 있는가.

편안함 속에서도
나는 잊지 않고 있는가.

그리고
필요한 순간
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

3월의 바람이 지나간다.
보이지 않는 만세가
아직도 어딘가에서 이어지듯.



기억은 과거가 아니라
오늘의 자세를 묻는 질문입니다.



3월이 되면
어쩐지 숨을 깊이 들이마시게 됩니다.
차갑지만 투명한 공기 속에서
누군가의 떨림이 아직 남아 있는 듯해서요.


기억은 과거를 향한 애도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세우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큰 목소리가 아니어도 되겠지요.
고개를 돌리지 않는 일,
그것만으로도 역사는 이어지니까요.


당신의 자리에는
어떤 진실이 놓여 있습니까.


오늘 하루,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은 진실 하나만큼은 지켜내시길요.




오늘의 고요가
스스로 자라난 것이 아님을
3월의 바람이 먼저 일러줍니다.


아무 일 없는 오늘이
얼마나 많은 이름 위에 서 있는지
잠시 생각해 봅니다.


가볍게 흘려보내는 하루가

누군가에겐 간절한 시간이었겠지요.


오늘을 가볍게 넘기지 않는 일,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단단한 자세일지 모릅니다.

오늘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평온함에 숙연해지는 3월입니다.




고요한 날일수록 마음은 더 또렷해진다
기억하는 사람만이 내일을 지켜낸다.
3월은 매년 다시 태어나는 약속이다.



by 《아무것도 아닌 오늘은 없다》 ⓒbiroso나.



역사는 책 속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태도 속에서
다시 숨 쉬는 기억들을 떠올려 봅니다.

살다 보면 특별한 날만 기억하려 합니다.
그러나 돌아보면 우리의 삶은
특별하지 않은 날들 위에서 자라나고 있음을 기억하며 오늘을 살아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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