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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이 Oct 11. 2024

언니라고 불러봐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아들이 아이스크림을 사 와서 어머니랑 같이 먹는다.


“야, 동글동글한 게 시원하니 맛있다.”


하시며 상기된 얼굴로 나를 보신다.

시원하고 달달하니 먹을만하셨는지 자꾸 숟가락을 내미셨다.

그러면 내가 동글동글한 아이스크림을 숟가락에 올려드렸다.

어머니와 나는 쬐끄만 아이스크림 한통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아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맛있게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동그란 구슬 같은 것이 참 맛있다고 하시면서 잘 드셨다.

거의 아이스크림 통이 비어 가고 있을 때

어머니는 숟가락을 놓으시고 누우신다.

내가 한 숟가락을 떠서 드렸더니 싫다고 머리를 흔드셨다.


“그만 먹어라!

많이 먹으면 설사한다. “


“조금밖에 안 남았는데?”


하면서 내가 다 먹었다.


“언니 해 봐! ”

갑자기 어머니가 나에게 당신을 언니라고 불러보라고 하셨다.


“언니!”


난 어머니를 언니라고 불러드렸다.


“응.  하하하”


어머니가 소리 내어 웃으셨다.

그러면서 동생하나 생겼다고 좋아하셨다.


그래서 나는 또 어머니를 ‘언니’라고 불렀다.

그러면 어머니가 또 소리 내어 웃으신다.  웃으시는 모습이 그렇게 좋아하실 수가 없었다.


어머니가 말했다.


“집에 가면 엄마가 좋아하실 거야. 동생 데리고 왔다고.... ”


또다시 어머니는 집에 가고 싶다고 조르신다.


집에 누가 있냐고 물어보았다.


“엄마가 있지이? . 아빠도 있지!”


자신 있게 대답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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